尹대통령 "한일, 국제사회서 협력해야"...기시다 "공조 논의 기대"

박종진 기자, 박소연 기자, 안재용 기자 2023. 5. 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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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상보)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5.07.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답방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에 발목이 잡혀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총리와 확대회담을 열고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확대회담에 앞서 외교 안보 분야 등 소수의 참모만 참석한 가운데 소인수 회담을 열었다.

먼저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일본 지진 피해에 애도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5월5일 일본 이시가와 강진으로 발생한 인명과 재산피해에 대해 우리 국민을 대표해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12년 만의 셔틀외교 복원이 신속하게 이루어진 점을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방일은 한국 대통령의 양자방문으로는 12년 만이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일본 총리로서 12년 만의 한국을 양자방문하셨다"며 "셔틀외교의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우리 두 사람의 상호왕래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새롭게 출발한 한일관계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 만들기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07.

한일관계 개선의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총리님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지 두달도 안된 사이에 한일관계도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저는 과거 양국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엄중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일간의 협력과 공존은 양국의 공동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되어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매듭되지 않았다고 한일 협력 자체가 미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가 미국 방문시에 하버드 대학에서 언급을 했습니다만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하버드대에서 연설을 한 뒤 질의응답 과정에서 "많은 국가들이 식민지배를 하고 겪고 그런 관계가 많이 있다. 영국과 인도, 프랑스와 베트남, 한국과 일본 이런 관계들이 있다"며 "과거사를 극복하지 못해서 현안과 미래에 대한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로 심각한 전쟁을 통해서 많은 인명피해와 살상을 일으킨 경우도 있었지만 늘 미래를 위해서 협력하고, 독일과 프랑스 같은 경우는 새로운 유럽의 미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과거사가 정리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며 "미래협력이 과거사와 관련된 국민 간에 어떤 감정적 문제, 인식의 문제를 많이 고쳐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5.07.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모두발언에서 "윤석열 대통령님,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을 봄에 도쿄에서 모신 후 이렇게 일찍이 서울을 찾아 셔틀외교를 본격화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님을 포함해 많은 분들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이시카와현 지진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주셨다.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회담에서는 일한관계를 중장기적으로 강화, 재구축함과 더불어 우리가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우려사항을 불식시키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그때부터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에서는 양국 관계 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한다"며 "또 G7(주요 7개국) 히로시마 정상회의도 염두에 두면서 북한을 포함한 인도·태평양지역의 최신 정세와 글로벌 과제에 대한 공조와 관련해서도 논의할 수 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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