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증시 … 롱숏펀드가 피난처
올해 설정액 꾸준히 늘어나
주식형펀드 2조감소와 대비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규모가 쪼그라드는 것과 달리 변동성을 낮춰 안정적 투자가 가능한 펀드의 설정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 새 롱숏펀드 설정액은 275억원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조1000억원 이상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1년 새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이 -4.5%로 저조했던 반면 롱숏펀드는 -0.7%로 선방했다.
최근 롱숏펀드 설정액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증시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11%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2575.91을 기록한 이후 이달 4일 2500.94까지 지수가 빠지며 3%가량 하락세를 보였다. 대표 롱숏펀드 중 하나인 마이다스거북이90 펀드는 한 달간 2% 수익률로 선전했다.
롱숏펀드는 매수(long)와 매도(short)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방어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고평가돼 있어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은 공매도하고 저평가 주식을 매입하는 전략을 흔히 사용한다. 가령 같은 업종이라도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아 상승이 전망되는 주식은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하락이 예상될 때 공매도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마켓 타이밍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투자전략"이라며 "투자 기회를 꾸준히 노리면서도 숏 포지션과 방어주 포지션을 통해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6개월 새 5% 수익률을 낸 신한코리아롱숏 펀드는 방어주 성격의 배당주와 리츠(부동산투자신탁)에 함께 투자하고, KB 코리아 롱숏펀드는 AA등급 이상 우량 채권투자를 병행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한다.
이정순 신한자산운용헤지펀드운용팀장은 "롱숏펀드는 특히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일 때 효과적"이라며 "지수 자체가 박스권에 있더라도 종목이나 섹터별로 순환매가 일어날 때 나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손쉽게 롱숏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예컨대 코스피가 떨어지고 코스닥이 오를 것으로 관측되면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 ETF에 투자할 수 있다. 올 들어 코스닥지수가 급등세를 보이며 코덱스(KODEX) 코스닥150롱코스피200숏선물 ETF는 21% 상승했다.
낮은 변동성(Low Volatility)을 보이는 종목을 집중 편입하는 ETF도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낮은 변동성을 뜻하는 '로볼' ETF나 저변동 ETF라는 이름으로 상장돼 있는데, 안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끌어올리고 미국 중소 은행을 중심으로 파산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정성을 강조한 펀드에 대한 주목도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편입한 '에이스(ACE) 스마트로우볼' ETF는 연초 이후 8% 수익률을 기록했다. 아리랑(ARIRANG) 중형주저변동50 ETF 역시 올 들어 6%가량 안정적인 수익률을 나타냈다. '타이거(TIGER) 로우볼' ETF는 KT&G, 에스원, 삼성카드, 오뚜기 등 금융·소비재·통신을 비롯한 우량주와 가치주 비중이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시가총액 상위 200위 종목 중 변동성이 낮은 40개 종목을 선택해 장기투자하는 전략으로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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