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이번엔 '기술표준동맹' 추진, 우리 이익 반영되게 선제 대응을
미국 백악관이 4일 동맹국들과 협력해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기술의 국제표준을 정하겠다는 내용의 국가 전략을 내놓았다.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은 배제하고 미국 주도의 첨단기술 표준 동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이나 양자컴퓨터 같은 첨단산업에서는 미국 기술 또는 최소한 미국이 믿을 수 있는 동맹국 기술이 표준이 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해 정한 표준만 따라오라는 얘기다.
한국은 국제표준이 제정되는 초반부터 적극 참여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앞선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도 표준으로 채택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표준이 되면서 세계 모든 기업이 두 운영체제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더 나은 운영체제를 만든다고 해도 이를 채택할 기업이 없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미래를 결정지을 첨단산업도 마찬가지다. 표준을 선점한 기업과 국가가 새롭게 창출될 부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할 게 틀림없다. 우리 기술이 표준이 돼야 하는 이유다. 한국 정부도 2027년까지 첨단기술 250건을 국제표준으로 제안해 미국, 독일, 중국에 이어 세계 4대 표준강국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총력전으로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백악관은 표준 선정을 위한 국제 협력 파트너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비롯해 일본·호주·인도가 가입된 쿼드, 미국·유럽연합(EU) 무역기술위원회 등을 제시했다. ITU는 국제통신표준을 정하는 핵심 기구다. 미국이 지난해 9월 총력을 기울여 중국이 맡고 있던 사무총장직을 가져온 것도 그래서다. 한국 역시 ITU를 비롯해 국제표준을 정하는 국제기구의 최고 지위 자리에 진출해야 한다. 쿼드에도 참여해 기술 표준이 정해지는 모든 곳에서 우리 이익이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첨단기술로 세계 경제 지형이 바뀌는 지금은 대한민국이 국제표준을 정하는 국가로 도약할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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