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일하는 고령층 역대최다
65세이상 경제활동인구 급증
경제활동 참가율 37% '최고'
저출생 심화로 일손부족 우려
고령인력 활용방안 마련해야
"내가 서 있는 곳이 곧 런웨이"라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있다. 국내 첫 시니어 모델(노인 모델) 패션학교인 사회적기업 '뉴시니어라이프'에 다니는 어르신들이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최근 매일경제가 서울 서초구 뉴시니어라이프 연습장에서 당당하게 황혼을 즐기고 있는 어르신들을 만났다. 이들은 "모델 일을 하면서 경제적·정신적으로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살 수 있게 됐다"면서 "청춘은 이제부터"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곳 회원들은 매주 3시간씩 6개월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패션쇼에 오른다.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모델들은 전국에서 지도자로 활약한다. 2007년 설립 이후 이곳을 거쳐간 노년층이 3000여 명에 달한다. 발레 교사를 하다 시니어 모델이 된 임정임 씨(76)는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당당히 내 인생을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저출생·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이 사상 최대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노인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노년층에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성향을 반영해 단순 노무형이 아닌 창업형·사회서비스형 일자리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경제활동에 나선 65세 이상 노인은 지난해 336만5000명으로 1년 새 8.1%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37.3%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인 10명 중 4명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있거나 구직 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뜻이다.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0년 29.6%에 그쳤지만 고령화 현상이 빨라지며 2020년 35%를 넘어서더니 지난해 40%에 육박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은 세계적으로도 많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노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1위로 미국(18.9%), 영국(10.5%)은 물론 초고령사회인 일본(25.6%)과 비교해도 크게 높다.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25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기대수명은 늘고 노인들이 노동시장을 떠나는 연령대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생·고령화로 일손 부족이 심해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노인 인력 활용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매일경제가 OECD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0~2020년 연평균 1.15%씩 늘었던 잠재취업자 증가율은 2020~2030년 0.12%로 급감한다. 김문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 노인 세대보다 학력과 소득수준이 높고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의지도 더 강한 경향이 있다"며 "단순 노무형 일자리보다는 창업형 일자리 또는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고령층 인력 활용도를 높여 일손 충격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정년이 지난 직원을 기업에서 일하도록 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 이희조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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