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쓰레기 줄여라" 헌옷 살리는 유니클로
한철 입고 버리는 옷도 늘어
헌옷 재생해 입을 수 있는
'리유니클로' 10개국서 운영
한국서도 헌옷 다운 재활용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유니클로 덴진점 1층에는 삼면을 유리로 막은 10㎡(약 3평) 남짓한 공간이 있다. 이른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로, 여기서 유니클로 직원들은 찢어지거나 더러워진 옷을 바느질해 새로운 옷으로 만든다. 유니클로는 규슈 지역에서 최대 규모로 문을 연 이 매장에 일본에서 두 번째로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한철 입고 버리는 옷을 양산한다'는 SPA 브랜드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옷을 되도록 오래 입게 한다'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덴진점에서는 후쿠오카 지역 전통 직물인 '하카타오리' 디자인의 사시코 자수로 옷을 재생한다"며 "단순히 옷을 수선하는 차원을 넘어 버리지 않는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폐의류를 양산해 환경오염 주범으로 몰렸던 SPA 브랜드가 친환경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수직계열화를 통해 중간 유통 비용을 없애 의류를 싸게 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익성을 높이려고 오래 입지 못하는 저품질 의류를 만들어 의류 쓰레기 배출을 늘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른바 '패스트 패션' 전략인데 실제로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폐의류 배출이 함께 늘어나고 있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7~2019년 폐의류 배출은 연간 6만t 안팎에 그쳤는데 이듬해부터 급속히 증가해 2021년에는 11만8386t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폐의류 배출이 두 배로 늘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SPA 브랜드는 경기가 악화할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띤다"며 "고물가 추세가 지속되면 '패스트 패션'이 더욱 성행하고 의류 쓰레기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회 환경위원회는 최근 의류 등의 과다 생산과 소비를 막기 위해 규제 도입을 촉구하는 권고안을 채택했다. 이 권고안은 '패스트 패션'을 '낮은 가격으로 대량 생산하는 저품질 의류'로 정의했는데, 이를 빠르게 종식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동안 SPA 브랜드는 빠르게 변하는 흐름에 맞춰 디자인한 옷을 저렴하게 만들어 높은 매출을 거뒀는데, 이 과정에서 환경오염에 따른 외부효과가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SPA 브랜드는 발 빠르게 '패스트 패션'에서 탈피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유니클로다.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은 유니클로를 '라이프웨어'로 규정하고 있는데, 단순한 디자인으로 일상복을 만드는 대신 의류 품질을 높여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유니클로는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을 공략 중인데 이들 지역이 환경 이슈에 민감한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더욱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유니클로는 2030년까지 원재료 가운데 50%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매장과 주요 사무실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유니클로' 또한 같은 차원에서 잇달아 도입되고 있다. 유니클로는 의류를 재생하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전 세계 10개국에서 운영 중이며, 일정 금액을 받고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헌 옷을 재생해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 유니클로는 매장에서 헌 옷을 수거해 기부하거나 다운의 경우 재활용해 새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후쿠오카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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