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 윤활유로 전기차 주행거리 늘린다
모터 과부하와 기어마찰 줄이는
전기차 윤활유 연평균 29% 성장
대전 유성구에 있는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연구소 한 곳에 마련된 '실차 평가실'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놓여 있었다. 배터리를 100% 충전한 이 차량 운전석에 사람 대신 운전 로봇이 탑승해 실험을 준비 중이었다. 윤활유 시료로 주행거리가 얼마나 향상되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다.
지난 3일 찾은 환경과학기술원에선 눈코 뜰 새 없이 윤활유 실험이 계속되고 있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맞으면서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는 '전비' 증가를 위한 윤활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비는 전기차의 에너지소비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내연기관차의 연비에 대응하는 개념이다.
김학묵 SK이노베이션 전동화기술태스크 PL은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윤활유만 차별화해도 주행거리가 굉장히 달라진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윤활유는 모터의 과부하를 막는 것과 동시에 기어가 매끄럽게 돌아가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내연기관 윤활유가 엔진유와 기어유로 나뉘는 점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 윤활유 개발 과정에서는 모터 냉각과 기어 마찰 저감 기능 등을 모두 시험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BIS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윤활유 시장 규모는 2031년 174억달러(약 23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29% 수준으로 성장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전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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