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바이오 초격차'… 다국적 제약사와 협업 확대
바이오산업의 높은 진입장벽
李회장 네트워크로 뛰어넘어
세계 1위 CDMO 도약한 삼성
미래성장 위한 '지렛대' 확보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최근 글로벌 바이오업계 리더와의 회동에 이어 북미 판매법인 직원을 만난 자리에서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한 것은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어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오산업은 생산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장기적인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 또한 필수적이다. 이들 모두 단기간에 갖추기 쉽지 않은 요소이기에 그만큼 기업의 진입장벽이 높다.
삼성은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 바이오사업이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거대 제약회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만난 인물들은 글로벌 바이오업계를 주도하는 핵심 인사로 꼽힌다. 우선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J&J) 최고경영자(CEO)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얀센'에 입사해 34년간 J&J에 근무하며 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J&J는 창립 140여 년의 글로벌 최상위권 제약사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제약 분야 3위, 바이오 분야 6위에 올랐다. 로봇 수술과 인공지능(AI) 분야 기술 도입도 지속하고 있다. J&J는 삼성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삼성과는 2016년 양사 간 경영진 회의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해 파트너십을 지속하고 있다.
2013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첫 의약품 생산 발주를 한 기업인 BMS의 조반니 카포리오 CEO는 최고영업책임자와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2015년 CEO에 임명된 뒤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BMS는 암·혈액·면역·심혈관질환 분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삼성은 BMS의 수주를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제약 시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누바르 아페얀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다. 삼성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생산 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은 모더나를 비롯한 세계적인 바이오테크 기업을 발굴·육성한 글로벌 투자회사다. 아페얀 CEO는 모더나를 공동 설립한 후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것으로 잘 알려진 바이오젠은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삼성에 모두 매각했으나, 삼성 제품의 유럽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젠은 알츠하이머·다발성 경화증·파킨슨병·루게릭병 등 신경질환 치료제 분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이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의 유럽 유통·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며, 안질환 분야의 판매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오가논은 미국 제약사 머크에서 분사한 회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글로벌 판매 파트너다. 삼성은 오가논 유통망을 이용해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7월부터는 미국 시장에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하드리마'를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제약을 회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이어 설립하며 바이오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짧은 사업 기간에도 과감한 투자와 성장산업 선점에 힘입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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