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과거사 정리없인 협력불가 벗어나야”…기시다 “한일관계 진전 의견 교환” [종합]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일 정상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저는 과거 양국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이번 확대 정상회담에서 양자 관계 진전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해 나갔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국을 방문한 기시다 총리와의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님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지 두 달도 안 된 사이에 한일관계도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지난 3월 방일은 한국 대통령의 양자 방문으로는 12년 만이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일본 총리로서 12년 만에 한국을 양자 방문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셔틀외교의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우리 두 사람의 상호 왕래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새로 출발한 한일관계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 정상 확대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 만들기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지금의 엄중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일 간의 협력과 공조는 양국 공동의 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되어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보편적 가치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미국 방문 시에 하버드대학에서 언급을 했지만,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총리님의 이번 방한이 한일 양국의 미래 협력을 위한 유익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시작하며 지난 5일 일본 이시카와 현에서 발생한 강진에 대한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5월5일 일본 이시가와 강진으로 발생한 인명과 재산피해에 국민을 대표해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지역의 빠른 복구와 일상 회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유코 여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함께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이에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님을 봄에 도쿄에서 맞이한 이후 신록의 계절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서, ‘셔틀외교’의 본격 재개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3월에 있었던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한일관계를 중층적으로 강화, 재구축하고 우리가 함께 (한일관계) 위축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나지 않은 사이에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 진전 뿐만 아니라 “(이번 확대회담에서)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정상회의 앞두고 북한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신 정세와 글로벌 과제에 대한 연대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일본 이시카와현 지진 피해에 위로의 말을 전한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실무방문했다. 두 정상이 마주앉은 것은 윤 대통령이 지난 3월16일 일본을 방문한지 52일 만이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된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기도 하다.

yun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