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방 가져오지 마”…총기사건에 고육책 내놓은 미국

지난 3월 27일 미국 테네시 주 내쉬빌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성인 3명과 아동 3명이 숨진 뒤 주민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 출처 = EPA, 연합뉴스]

미국 곳곳에서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부 지역의 한 도시가 학생들의 책가방 소지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州) 플린트시의 공립학교들은 학생들이 책가방을 들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하는 결정을 내렸다.

도시락 등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손가방 크기의 가방은 들 수 있지만, 그보다 큰 가방은 학교에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이로써 이 지역 소재 11개 초중고 학생들이 가방 없이 등교하게 됐다.

시 교육청이 이 같은 조치를 한 건 교내에서 총기 관련 사고가 벌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다.

앞서 이 지역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최근 총기와 관련한 위협 때문에 이틀간 휴교령이 내려진 바 있다.

이에 시 교육청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올해 여름방학이 시작하기 전까지 학생들의 책가방 소지를 금지하기로 했다. 범행을 저지르려는 이가 소총이나 산탄총 등을 분해해 가방에 넣어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케블린 존스 플린트시 공립학교장은 “총기를 분해하면 식별이 힘들기 때문에 학생들이 용이하게 책가방에 숨겨 들어올 수 있다”며 “학교 안전 관리를 위해 책가방 소지를 금지하고 안전요원 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플린트시가 총기 반입에 대한 경각심이 각별한 건 지난 2001년 인근 옥스퍼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총기 사건으로 학생 4명이 숨진 사건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에 따르면 2020년 학기 중 일어난 교내 총기사건은 93건으로 2000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까지도 곳곳에서 총기사건이 연일 발생하는 추세다.

다만 일부 학부모들은 책가방 금지 조치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과도한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가방이 아니더라도 옷 밑에 숨기는 방식으로 총기를 반입할 수 있는 데다 권총 등 크기가 작은 총기들은 유난히 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