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사퇴에도 더 짙어지는 ‘주가조작’ 의혹, 왜?

이재연 2023. 5. 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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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래(73)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사퇴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일반 투자자는 알 수 없었던 종목별 차액결제거래 현황을 김 회장이 보고받고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까닭이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은 증여·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춰야 했다"며 "제3자에게 지분을 판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김 회장의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겨가는 거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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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G발 주가 폭락 사태로 드러난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키움증권에 대한 차액결제거래(CFD) 검사에 착수한 가운데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의 모습. 연합뉴스

김익래(73)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사퇴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이 더 짙어지는 분위기다. 향후 검찰 수사에서 ‘주가조작 연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을 고려해 사퇴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다만 당장은 뚜렷한 정황이 없어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가 밝혀지기까지 갑론을박이 계속될 전망이다.

김익래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크게 두 갈래다. 일단 김 회장이 라덕연 호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가 띄우기’ 세력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김 회장이 언론에서 관련 취재에 착수했다는 소식도 먼저 입수한 뒤 주가가 폭락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매도에 나섰을 수 있다. 7일 김 회장 쪽 입장문을 보면, 김 회장은 지난달 초부터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한 다우데이타 지분 매도를 추진해왔으며 지난달 20일 매매를 확정했다. 김 회장이 매도한 지분은 총 140만주로 본인이 가지고 있던 주식의 7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

특히 회장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하한가 사태를 이끈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물량은 대부분 ‘투자자-키움증권-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3단계 구조 계약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투자자는 알 수 없었던 종목별 차액결제거래 현황을 김 회장이 보고받고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까닭이다. 이는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 향후 수사기관이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회사에서 차액결제거래 동향을 김 회장에게 보고하진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라덕연 대표는 김 회장이 일부러 주가를 끌어내리는 ‘시세조종’을 했다고 주장한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은 증여·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가를 낮춰야 했다”며 “제3자에게 지분을 판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김 회장의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겨가는 거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우데이타가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있는 만큼, 김 회장 입장에서는 안정적 지분율을 유지하면서도 주가를 낮춰 절세를 꾀할 수 있는 위장거래를 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다우데이타 등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이를 위해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을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다우데이타 공매도 잔고는 지난달 21일 29만5087주에서 28일 10만1144주로 줄었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하한가 사태 때 이익을 실현한 공매도 수량이 약 20만주일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다만 지난달 공매도 잔고 추이가 다른 시기에 비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은 변수다. 다우데이타 공매도 잔고는 지난해에도 꾸준히 20만주 이상을 유지했다. 다우데이타 승계 작업이 이미 일부 진행됐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2021년 장남에게 지분을 일부 증여한 뒤로 지배구조가 안정적인 상황이라 급하게 주가를 낮춰야 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준씨는 다우데이타 지분 6.5%를 들고 있으며, 다우데이타의 1대 주주인 비상장회사 이머니(31.6%)의 지분도 33.1% 소유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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