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팔이 그만” “굴종외교 말라” 용산서 日총리 방한 찬반집회

정해민 기자 2023. 5.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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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일팔이 그만하라” “이 XXX야 친일 그만”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근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을 환영하거나 규탄하는 집회가 나란히 열렸다. 각 집회 참가자들은 서로를 향해 욕설이 섞인 고함을 질러댔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이를 지켜보던 경찰이 나서서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7일 오후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관계자들이 '환영합니다' 현수막을 내걸고 태극기와 함께 일장기, 성조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정해민 기자

진보성향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측 약 30명은 이날 오후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시다 총리 방한에 반대하는 성격의 집회를 열었다.

한 집회 참여자는 “오늘 기시다 총리가 어떤 낯짝으로 사죄 일절 없이 이 땅을 또 더럽히기 위해서 온다는 말이냐”며 “가해자 일본에 면죄부를 주면서 또 다시 일본이 한반도를 재침탈할 수 있는 레드카펫을 윤석열 대통령이 깔아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일본 기시다 정부는 불법 식민지배 사죄하라” “윤석열정부는 대일 굴종외교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사회자는 “어버이날 앞두고 효도해야되는데 나라가 이 지경이라 집안 챙기는 것보다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왼쪽)이 '한미일 동맹 구축 중단' 등 팻말을 들고 이날 한일정상회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그 오른편으로 일장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측 집회도 열리고 있다. /뉴스1

불과 20~30m 떨어진 곳에선 ‘맞불 집회’가 열렸다.

보수단체 ‘신자유연대’ 측도 전쟁기념관 앞에 50명이 모여 “기시다 총리 답방을 환영합니다”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한미동맹 강화’라고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고 태극기·일장기·성조기를 동시에 흔들었다. 단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볼 수 있게 대통령 집무실 향해 국기를 흔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 집회 참가자들이 서로를 향해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지르는 일도 벌어졌다.

신자유연대 측 사회자는 “반일팔이 그만하라”며 평통사 집회를 향해 크게 외쳤고, 이 소리에 묻혀 평통사 측 연설이 들리지 않게 됐다. 그러자 평통사 집회 참가자는 “이 쪽XX(일본인을 낮춰 부르는 욕설)야. 친일 그만” “시끄럽게 하지 말라” “방해하지 말라”며 항의했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계속해서 고성이 오가자, 두 단체 사이를 가로막고 서있던 경찰이 직접 나서서 양측 참가자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시민단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기자회견을 열고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을 규탄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해민 기자

이어 이날 진보성향 시민단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역사왜곡 기시다 총리 방한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제의 강제동원 사죄 배상하라’ ‘독도 영유권 주장 기시다 총리 방한 규탄한다’ 등 구호도 외쳤다.

이때도 찬반 집회 양측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기자회견 참가자가 “윤석열을 타도하자”고 외치자 신자유연대 측은 “대장동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맞섰다.

정상회담을 위한 일본 총리 방한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기시다 총리 방한으로 한일 양국 정상이 서로 오가는 ‘셔틀외교’도 12년 만에 복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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