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도 통신3社 메타버스 '후끈'
나만의 공간 '이프홈' 도입
KT, AI 적용 '지니버스' 출시
LG유플은 대학전용 '유버스'
업체마다 '록인 효과' 노리며
소비패턴 데이터 확보 전략
엔데믹에 따른 대면 일상 회복에도 국내 통신사들의 메타버스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단순히 5세대(5G) 이동통신 '킬러 콘텐츠'를 넘어 인공지능(AI), 가상화폐, 대체불가토큰(NFT)과 같은 신기술을 시험해볼 무대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활문화 트렌드를 이끄는 10·20대를 외부 빅테크 플랫폼이 아닌 자사 서비스에 묶어두고 이들의 소비 패턴을 포함한 각종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7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최근 회사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는 개인 공간 기능 '이프홈'이 도입됐다. 이용자가 자신만의 방을 꾸미고 일상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저마다 관심사, 경험, 활동을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올리고 '좋아요'나 댓글을 달며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사하다. 이프홈에서 해외 이용자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프랜드는 현재 북미·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49개국에 진출했다. 최대 131명이 모일 수 있는 가상 광장 격인 '이프스퀘어'에서는 대규모 강연이나 공연을 진행할 수 있다. 이프랜드는 연내 이용자들이 이프스퀘어 행사 티켓이나 이프홈 아이템을 사고팔며 돈도 벌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행사 호스트에게 후원하거나 희귀 NFT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 KT가 지난 3월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는 현실을 그대로 옮긴 가상세계다. 지니버스에는 AI 공간 모델링 기술이 적용됐다. 이용자가 실제 거주하고 있는 주소를 입력하면 도면 데이터베이스(DB)를 끌어와 가상공간에 해당 건물을 그대로 만들어낸다. 이용자가 연락처를 등록해 직접 초대한 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점이 다른 개방형 플랫폼과 구분된다.
가상공간에서 소통하는 대상도 현실 속 지인인 셈이다. 현재 느끼는 감정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AI가 그에 맞는 이미지와 아바타의 모션을 만들어준다. '비가 와서 우울하다'고 하면 비 내리는 배경에 슬픈 제스처를 띄우는 식이다. 플랫폼 속 콘텐츠도 현실을 반영한다. KT는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는 지니버스 플랫폼에 최근 융합기술원 인근 카페를 그대로 구현했다. 플랫폼에서 마치 배달 앱을 이용하듯 카페의 실제 샐러드 메뉴와 가격을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다. 주문 내용이 실제 카페에도 전달돼 현장에서 결제하고 음식을 수령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융합기술원 직원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후 정식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세대·직업별로 목적이 뚜렷한 맞춤 플랫폼을 내세운다. 지난 4월 정식으로 선보인 대학 전용 메타버스 '유버스'가 대표적이다. 대학 고객이 웹 기반으로 간편하게 캠퍼스를 가상공간으로 구현할 수 있다. 강의, 입학·취업 상담과 같은 특화 기능을 지원한다. 첫 고객인 숙명여대에서는 '스터디윗미' 기능의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앙도서관 내 스터디룸에 아바타로 입장해 각자 공부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송출하며 서로 동기부여할 수 있는 기능이다.
지난 2월에는 알파세대(2010년대 초반 이후 출생)를 위한 메타버스 '키즈토피아'를 내놨다. 아동이 가상공간에서 부모와 체험하며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두부 착용 디스플레이(HMD) 기기가 올해 메타버스 시장의 또 다른 성장을 이끌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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