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갤러리’ 폐쇄 미룬 사이…10대 2명 또 극단 선택 시도

박지영 2023. 5. 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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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우울증 갤러리 폐쇄에 대한 판단을 미룬 사이 해당 커뮤니티에서 만난 10대 청소년들이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의 한 고층 건물에서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한 10대 학생이 소셜미디어(SNS) 방송을 켜둔 채 극단적 선택을 했고, 경찰은 이튿날 방심위에 해당 사건의 영상 유포 및 모방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게시판 일시 폐쇄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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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우울증 갤러리 폐쇄에 대한 판단을 미룬 사이 해당 커뮤니티에서 만난 10대 청소년들이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방심위는 해당 커뮤니티를 폐쇄하기 위해서는 추가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5일 새벽 3시55분 서울 한남대교 북단에서 ㄱ(17)양과 ㄴ(15)양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서 만난 사이로, 극단적 선택 과정을 소셜미디어(SNS)로 생중계했다. ‘친구가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두 사람을 설득해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현장에는 우울증갤러리에서 활동하는 성인 남성 1명이 더 있었는데 경찰 조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말리러 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우울증 갤러리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지만 해당 커뮤니티에 대한 조치는 미진하다. 지난달 16일 서울 강남의 한 고층 건물에서 우울증 갤러리에서 활동한 10대 학생이 소셜미디어(SNS) 방송을 켜둔 채 극단적 선택을 했고, 경찰은 이튿날 방심위에 해당 사건의 영상 유포 및 모방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게시판 일시 폐쇄를 요청했다. 하지만 방심위는 지난 27일 ‘법률 자문을 받은 뒤 다시 판단하겠다’며 결정을 미뤘다. 해당 게시판에 ‘극단적 선택 유발 정보’로 볼 수 있는 게시물이 소수에 불과해 폐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게시물이 소수일지라도 청소년에게 끼치는 영향력 등을 고려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조처를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인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방심위가 게시판 폐쇄 조처에 따른 커뮤니티 운영사의 경제적 이익, 표현의 자유 논란 등을 저울질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지난 10년간 아동·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극단적 선택이다. 정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면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을 방조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력한 제재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방심위가 ‘법리적 검토를 하겠다’고 했으면 최대한 신속하게 행정적인 후속 조처들을 내놓아야 한다”라며 “국가기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민 생명을 보호하는 일인데, 이처럼 현존하고 명백한 위험이 계속 발생하는데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선 안된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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