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부부, 정자 기증…웃는 어른들 뒤에서 아이는 무너진다”
(시사저널=오종탁 기자)
인공지능(AI) 챗봇 '챗 GPT'에 물었다. "정자와 난자 기증이나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 동성 부모에게 길러지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 관해 보고되는 문제점이 있을까?" 챗 GPT는 "생물학적 부모의 결여가 아이들에게 일종의 정체성 혼란을 초래하고, 학교와 사회에서 차별 또는 괴롭힘을 받을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등 문제점이 보고된다"면서도 "이러한 문제는 대체로 보다 많은 이해와 지원,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답했다. 극복 노력의 구체적인 방법을 놓곤 "성별이나 가족 구성원을 둘러싼 스테레오 타입과 편견에 대한 교육과 인식 활동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가운데 해당 아이들이 더는 희생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새로운 패러다임 된 '다양한 가족'
정자와 난자 기증, 대리모 출산, 동성 부모의 양육 그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니 '가정 밖' 요소들만 바뀌면 된다는 입장으로 읽혔다. 추가로 "아빠와 엄마, 즉 이성의 부모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전통적인 가족이 생물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올바르고 건강하다는 견해는 어떻게 평가해?"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챗 GPT는 단호하게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주장이 아니라고 본다"며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반(反)하는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연구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모두 건강하게 자녀를 양육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각의 가족 형태에서 아이를 잘 길러내고 있음을 나타내는 연구 사례들도 척척 제시했다. 챗 GPT는 인류의 지적 산물을 미리 학습(Pre-trained)한 AI 챗봇이다. 일사천리로 펼쳐지는 챗 GPT의 '다양한 가족' 옹호론은 이것이 현재 전 세계에서 정설(定說)로 굳어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아동 인권운동가 케이티 파우스트 뎀비포어스(Them Before Us) 대표(46)의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4월12일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만난 파우스트 대표는 "사회과학자 대부분은 통계에 근거해 결혼한 이성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양육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며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학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전통적인 가족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이겼겠으나, 현실을 그렇지 않다"며 "결혼을 재정의하고자 하는 세력은 통계자료에 의존하는 대신 자신들의 주장을 인도주의적인 것처럼 비치는 '이야기'로 만드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분석했다. 오래도록 인류 역사를 관통해온 보편적 기준을 불과 얼마 전부터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주장'으로 전락시킨 그들의 연구 방법론 역시 엉터리라고 파우스트 대표는 주장했다.
누가 맞느냐를 놓고 토론하기도 전에 전세는 한 편으로 많이 기울어 있다. 파우스트 대표는 왜 절대 약세인 쪽의 최전선에 섰을까.
생애 첫 한국 방문인 것으로 안다. 방한 목적은.
"내가 쓴 책인 《아이들은 정말 괜찮을까? 현대적 가정에서》를 매개로 한국 시민단체들과 연이 닿았고, 그들의 초청으로 방한하게 됐다. 한국 국회, 서울시의회 등에서 메시지를 전할 기회를 얻었다."
어떤 내용의 메시지인가.
"다양한 가족 형태가 각각 어떤 식으로 아이들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전통적인 가족이 가장 바람직한 이유 등에 대해서다. 이는 정확한 통계와 구체적이고 생생한 실제 사례를 근거로 한다."
아동의 권리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아동은 생부와 생모에 대한 자연권을 가진다. 친부와 친모에 의해 길러질 권리를 말한다. 아동이 성인으로 잘 자라나기 위해서는 이 권리가 존중되는지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권리가 무시될 때 아이들은 상품처럼 여겨진다. 어떤 형태의 성인 간 연애 관계에도 들어맞도록 오려 붙일 수 있는 소유물 같은 존재로 전락한다. 그러므로 성인은 아동의 권리를 중심으로 인생 계획을 세워나가는 게 필수적이다. 불행하게도 미국에선 아동의 권리보다 자신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성인 수가 점점 더 늘고 있다."
미국 상황을 전해 준다면.
"미국에 있는 내 아이 4명은 모두 공립학교에 다닌다. 학교 내에 (이성의 부모가 있는) 온전한 가정에서 길러지는 학생이 거의 없다. 이렇게 전통적 가족의 붕괴를 경험한 아이들이 정신적 문제를 겪고 약물에 손을 대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국 전역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다."
파우스트 대표가 저서에서 인용한 퓨 리서치 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아동 중 46% 만이 양친과 함께 살면서 성년에 이른다. 절반 이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부모와 분리되거나, 부모 중 한 명을 전혀 알지 못한다. 특히 미국 가정에서 너무도 흔한 아버지의 부재는 아동 인권 침해를 넘어 각종 사회 병폐를 야기하고 있다. 미국 비영리단체 '아버지 없는 세대를 위한 재단'은 통계 분석을 통해 △노숙인이나 가출 청소년 가운데 90% △교도소 수감자의 70~85% △자살하는 10대의 63% △임신하는 10대의 71% △고등학교 중퇴자의 71%가 아버지 없는 가정에서 나온다고 발표했다. 양친의 존재가 한 아동의 양육은 물론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도 핵심 요인임을 보여주는 조사다.
전통적 가족 지지하는 수많은 근거 있지만…
아울러 결혼과 가정에 관한 수십 년간의 연구를 근거로 합의된 내용은 혈연으로 맺어진 부모의 존재가 중요하고, 육아에 있어 남녀는 상호 보완적인 기능을 수행하게 되며, 부모의 상실이 아이에게 해롭다는 것이라고 파우스트 대표는 강조했다. 2015년 프린스턴대와 브루킹스연구소의 공동 연구 결론 역시 "학자 대부분은 안정적인 결혼 생활에서 생물학적 양친이 양육한 아동이, 다른 형태의 가족 내 아동보다 여러 측면에서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는 데 동의한다"였다.
파우스트 대표는 다양한 가족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이 인류 사회가 불과 '1 나노m'(10억분의 1m) 전까지 바람직하다고 믿어온 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동성 부모가 양육한 자녀의 성과에 관한 연구의 경우 (이성 부모의 자녀와)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결과가 근래 지속적으로 나오다 보니 이제 사실로 인정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해당 연구에 사용된 방법론은 오류가 너무나 심하다"고 지적했다.
어떤 오류인가.
"대부분의 연구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본인의 답변이 정치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지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 이들은 무작위로 추출한 표본이 아니고 자원한 사람이거나 설득을 통해 모집한 표본이었다. 심지어 대규모 집단을 조사한 게 아니고, 표본을 적절히 제어하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이 문제와 관련해 유의미한 연구 결과도 있나.
"폴 설린스란 학자가 1만2000명 넘는 모집단에서 동성 부모의 자녀 2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평가한 결과가 있다. 설린스는 이 아이들이 28세가 될 때까지 이성 부모 밑에서 자란 또래 집단 대비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두 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전통적인 가족을 지지하는 연구 결과가 '과학적'임에도 먹혀들지 않는 이유는 뭘까.
"주류 문화와 언론이 결혼은 사랑에 의해서만 좌우되며 성별, 구성원 수, 관계가 유지되는 기간과 상관없이 성인이 원하는 대로 조립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세뇌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또 전통적인 가족의 중요성과 아동 인권을 논하려면 필연적으로 이혼, 보조 생식 기술 등을 다뤄야 한다. 일정 부분 자기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주제이기에 성인들로 이뤄진 어떤 그룹에서도 반기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은 더욱 깊이 숨게 된다."
당신은 진정한 피해자인 아동을 위해 더 늦기 전에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동들의 상황은 어떤가.
"전통적 가족이 아닌 다양한 가족 형태에 속해 있으면서 위험과 단절감, 정체성에 대한 괴로움 등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부모됨에 있어 생물학이 중요하다고 말할 때 일반적으로 부딪히는 반대의 목소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기 위해 오직 안전과 사랑만 있으면 된다'이다. 거짓말이다. 생물학적 중요성은 싫든 좋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진실이다. 인간은 대자연보다 앞설 수 없다. 전술로 결코 이길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어른들은 생물학이 중요하지 않다고 믿고 싶어 하지만, 정자와 난자 기증이나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 동성 부모에게 길러지는 아이들은 다르게 말한다. 표면에 드러난 성인을 동정하는 것이 그들이 희생자라는 믿음으로 바뀌면, 필연적으로 대가를 치르게 되는 쪽은 아이들이다."
비(非)전통적인 가족 내에서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아동도 있지 않나.
"비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라나 성인이 되어 자신의 성장 과정을 괴로웠다고 반추하지 않는 사람도 일부 있다. 사랑과 지지를 받았다고 느끼기도 한다. 공개적으로 이를 표현하는 이들은 사회에서 인정받고 가족 내 유대 관계도 돈독해지는 보상을 받는다. 성인이 어떤 방식으로 살든 아이들은 괜찮을 거란 신념을 강화하는 해당 사례들은 언론 보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절박하게 목소리를 내야 할 대다수, 즉 피해자들의 침묵 속에 실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이들은 목소리를 내면 불리해진다. 솔직해질 때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
뎀비포어스는 전통적인 가족과 아동 인권 옹호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는 거의 유일한 단체다. 활동의 주안점은.
"성인들이 적극적으로 아동의 권리를 존중하도록 권장하는 사회 정책을 발전시키고자 한다. 모든 성인이 모든 아동 인권을 옹호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게 목표다. 간단히 말해 성인들이 힘든 일을 해서 아이들이 희생될 필요가 없도록 하자는 운동이다. 사회 정의에 관심을 갖고 다양하게 활동하는 사람들을 응원하지만, 아동의 부모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는 일에 소홀하다면 치명상에 반창고를 붙이고 낫길 기대하듯 본질을 놓치는 거라 본다. 결혼한 이성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함께 자녀를 키우도록 독려해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자양분을 공급하는 데 실패하면, 시급한 사회 문제들을 해결할 희망이 없다."
그동안 뎀비포어스가 이룬 성과가 있다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우리 캠페인에 힘입어 사람들의 마음이 바뀌는 사례를 경험하고 있다. 아직 정부나 국회 등을 움직이긴 힘겨운 게 사실이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 있나.
"비전통적인 가족 내에서 상처 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가족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연구 보고서, 논리, 전통 등에 호소해 왔다. 반면 다양한 가족을 옹호하는 세력은 얼굴 없는 팩트에 의존하는 대신 자신들의 주장을 인도주의적인 것처럼 비치는 이야기로 만드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승리했다. 그들은 이야기를 앞세워 성인들이 피해자인 양 포장했다. 우리가 일찍이 대외에 아이들의 고통을 인간적으로 묘사하며 알렸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피해자들의 절절한 이야기 알릴 것"
한국에서도 1인 가구, 동거 커플, 동성 커플 등 다양한 가족 형태가 생겨나고 있다. 가족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법과 제도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비혼 출산'이 제일 큰 화두다. 일본 출신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가 2020년 4월 비혼 상태에서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한 소식이 화제를 모으면서 관련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후 여성가족부는 2021년 4월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비혼 출산의 법적·윤리적 쟁점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비혼 가구 등 다양한 가족 유형을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자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현행 건강가정기본법의 가족 규정을 계속 따르기로 했다.
최근 들어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달 역대 국회 최초로 생활동반자관계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닌 성인 두 사람을 가족으로 인정하자는 게 골자다.
한국의 상황을 어떻게 보나.
"아동 인권의 측면에서 볼 때 여러 문제가 중첩됐고, 언제라도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 당장 국가 경제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붕괴하면 국가는 비효율적이고 값비싼 대체물이 된다. 국가는 온전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면 거의 요구하지 않을 복지 프로그램의 운영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국이 미국을 반면교사 삼아 다양한 가족이라는 모래가 아니라 아동의 권리란 반석 위에 집을 지어가길 간절히 바란다."
■ 케이티 파우스트 대표는 누구
케이티 파우스트 뎀비포어스 대표는 미국 세인트올라프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대만에서 수학했다. 중국어에 능해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입양기관에서 일하기도 했다. 파우스트 대표는 아동 인권운동가로 활동하기 전 자신의 모습을 '유순하고 부드러운 목회자의 아내'라고 표현했다. 그는 미국 침례교 목사인 남편과의 사이에 네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중 막내아들은 중국에서 입양했다. 앞서 파우스트 대표는 10살 때 부모의 이혼을 겪었다. 이후 아버지는 다른 여성과 재혼했고, 어머니는 동성 연인과 사랑에 빠져 함께 지내 왔다. 파우스트 대표의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어머니의 연인 모두 헌신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혼한 부모를 둔 것은 어려서나 성인이 되어서나 가혹한 일이었다고 그는 털어놨다.
파우스트 대표는 남편의 목회 활동을 도우며 본인처럼 가족에 관한 문제로 힘든 시간을 겪은 다양한 청소년들을 만나고 도와오기도 했다. 이런 인생 여정을 통해 그는 이성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전통적인 가족이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품게 됐다. 동시에 동성애자 식구나 친구들과도 긴밀히 소통해 왔다. 파우스트 대표는 "양부모로서의 경험과 독특한 유년 시절로 결혼, 가족, 부모됨에 관해 특별한 관점을 갖고 있긴 했지만,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진 않았다"고 말했다.
변화의 기점이 된 건 2012년이다.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 동성혼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시기다. 각종 언론 매체와 동성애 단체들이 합세해 전통적인 가족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것'(bigot·편협한 사람)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파우스트 대표는 "내 주변에 동성애자이면서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전통적 가족의 중요성을 입에 담으면 무조건 동성애 혐오자로 낙인찍는 문화가 들이닥쳐 있었다"며 "무엇보다 두 아빠나 두 엄마와 사는 아이들 등이 이성 부모와 사는 아이와 비교할 때 전혀 차이가 없다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아버지와 어머니를 선택적인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압력이 너무나 역겨워 폭발하고 말았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블로그에 글을 썼다. 여전히 두려웠기 때문이다. 파우스트 대표는 "나는 아이들에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필요하다는, (지극히 합리적인데도) 갑자기 논란이 많아져버린 주장을 방어할 때 쏟아질 반발이 너무 무서웠다"면서 "실제로 동성혼 옹호 진영에선 자신들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이는 값비싼 대가를 치를 거라고 엄포를 놨다"고 말했다. 그는 블로그에 동성애자 식구와 친구를 사랑하고 이들과 관계 맺는 것의 중요성부터 기록했다. 그러면서 전통적인 가족을 지지하는 주장을 조심스레 설파해갔다. 반대론자의 댓글에도 최대한 친절하게 답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성 동성애자가 파우스트 대표의 IP 주소를 추적해 익명을 벗겨냈다. 입을 막으려는 협박과 함께였다. 이 의도치 않은 결과는 파우스트 대표를 또다른 길로 안내했다. 그가 본명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글 쓰고 말하고,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는 기폭제로 작용한 것이다. 결국 파우스트 대표는 2018년 1월 비영리단체 뎀비포어스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현재 뎀비포어스 대표로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돌며 비전통적 가족 구성으로 인해 친부모에게 양육될 권리를 박탈당하는 아동의 기본권을 옹호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뎀비포어스의 '뎀'(Them·그들)은 아이들을, '어스'(Us·우리)는 성인들을 말한다. 아동의 권리를 성인의 욕구 앞에 둬야 한다는 모토가 그대로 단체명이 됐다. 그는 "아동 인권운동을 소명으로 생각한다"며 "내 인생의 모든 경험이 이 소명을 감당하기 위한 훈련 과정이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체 보면 미쳐”…JMS 정명석이 신도 딸에게 보낸 옥중편지 - 시사저널
- “귀여워서 그랬다” 9세 의붓딸 성폭행 50대, 반성 없었다 - 시사저널
- [이정근 노트]“한국은행 관봉권 5억원 전달 받아” - 시사저널
- 尹대통령 방미 성과 논란 속 브레이크 걸린 현대차 - 시사저널
- ‘전세사기’ 입건된 공인중개사만 400명…“도대체 하는 일이 뭐야?” - 시사저널
- 前후원회장 신평, 김기현 저격 “리더십도 없고 엉망” - 시사저널
- ‘도덕성’ 무너진 민주당, 뿌리째 흔들려 [배종찬의 민심풍향계] - 시사저널
- 김건희 여사 과거 사진 올리고 “쥴리” 조롱한 현직 검사 징계 추진 - 시사저널
- 봄철 3대 불청객 ‘알레르기·축농증·춘곤증’ 이렇게 물리쳐라 - 시사저널
- 건강한 다이어트 돕는 ‘10대 슈퍼푸드’는?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