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엔 로맨스가 흐른다…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사랑이야기 여행
[편집자주] 코로나19가 펜데믹(전세계적 유행)을 지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되면서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에 한번씩 선정하고 있는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K-관광의 매력이 응축된 대표 여행지를 중심으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봅니다.
경남 김해 가야테마파크는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금관가야의 중심이었던 김해는 가야문화를 관광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해시가 김해문화재단을 통해 운영하는 가야테마파크는 역사공부와 놀이를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꾸며진 곳이다. 가야 건국설화에 나오는 황금알 6개와 거북이가 테마파크 곳곳에 있다. 가야 지역 9개 마을에서 구지봉(龜旨峰)에 올라 구지가를 부르니 하늘에서 황금알 6개가 내려와 그중 가장 먼저 깨어난 게 김수로왕이란 게 가야 건국설화다. 6가야를 의미하는 황금알과 거북이가 테마파크의 주요 상징물이다.
금관가야 김수로왕 이야기를 기초로 테마파크를 만들면서 인도 아유타국에서 건너 왔다는 부인 허황옥(허왕후)과의 러브스토리가 빠질 수 없다. 둘의 사랑이야기는 김해 곳곳에 그 흔적을 남겨 놓고 있다. 가야테마파크에도 관련 테마로 만들어진 전시물이 많다.
2010년 방영된 '김수로'라는 드라마의 세트장으로 만들어졌던 가야왕궁은 지금도 테마파크 안에 남아 있다. 왕궁 건물인 태극전 내에는 김수로왕과 허왕후 스토리를 AR 등을 활용해 재미있게 구성해놓았다.
'국제슬로시티' 김해답게 테마파크 내 정원도 잘 조성돼 있다. 가야왕국 정원 외에도 노천 족욕장과 꽃정원인 신어가든, 놀이터인 거북가든, 가족단위로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피크닉존 등이 있다.
철기문화를 꽃피웠던 가야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답게, 대장간과 철광산도 재미있는 액티비티 공간으로 만들었다. 가야왕궁 옆에는 가야민속마을도 조성해 활쏘기 체험과 대형보드게임, 슬라이딩퍼즐 등을 통해 아이들과 즐길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테마파크에서 넌버벌 공연을 볼 수 있는것도 가야테마파크의 특징 중 하나다. '페인터즈 가야왕국' 공연은 김수로왕 설화와 가야 이야기를 음악과 율동 뿐 아니라 그라타주, 스크래치, 액션페인팅, 마블링 등 화려한 미술기법으로 표현해낸다. 아이 뿐 아니라 어른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퍼포먼스로 구성돼 있다.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점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은 가야테마파크의 장점이다. 도자문화가 발달했던 가야의 본 고장답게 어른들도 같이 도자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장이 있다. 여기에서 물레를 돌리고 색을 입혀 자신만의 컵이나 접시 등 도자기를 만들수 있다.
이외에도 활·왕관 만들기, 도마 만들기, 석고방향제 만들기, 목간만들기, 우드 감성조명 만들기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가 가능하다.
활동적인 이들을 위해선 '익사이팅 체험'코스가 준비돼 있다. 익사이팅 타워, 익사이팅 사이클, 익사이팅 플라잉이 있다. 이중 다른 놀이공원 등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건 공중에서 타는 자전거인 '익사이팅 사이클'이다. 22m 높이의 줄 위에서 자전거를 굴려 왕복 500m를 오간다. 안전장치가 튼튼하게 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 타게 되지만 짜릿한 스릴감은 그 어떤 액티비티보다도 낫다.
좀 더 어린 아이들을 위해선 가야무사어드벤처와 상상놀이터를 조성해놓았다. 아이와 함께 놀아줄 수 있는 공간이다.
'익사이팅 타워'도 국내 유사한 시설들과 차별점이 있다. 흔히 실내에 설치된 곳들과 달리 가야테마파크엔 야외 지상 최고 15m 상공에 설치됐다. 생각보다 높은 곳에 설치돼 도전해야 하는 72개의 챌린지 코스는 만만치않다. 카라반 캠핑장도 있어 가족 단위로 1박을 하면서 테마파크와 인근 분성산 그리고 김해천문대까지 즐기는 코스도 추천된다.
특히 테마파크 뒤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나오는 분성산은 또 다른 자연 명소다. 김해 중심부에 위치한 이 산에는 가야 때 축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분산성이 있다. 분성산 정상에 둘레 약 923m, 폭 8m 정도로 쌓은 성벽이 쭉 이어져 있다. 산꼭대기에 있는 평탄한 지형을 둘러서 그 주위에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이루고 있다. 현재 모습은 조선 초기에 박위란 사람이 고산성(古山城)에 의거해 수축한 뒤 임진왜란 때 무너진 것을, 1871년에 흥선대원군의 허락을 받아 다시 고쳐 지은 것이다. 삼국시대 산성의 모습과 조선 후기 양식을 모두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해발 300여미터의 낮은 산 둘레로 이어진 곳이지만, 산성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은 절경이다. 노을을 바라보기에 좋은 위치여서 '노을 맛집'으로 불린다. 봉수대가 있는 성곽 끝에 오르면 양쪽으로 탁 트인 시원한 전망이 기다린다. 비교적 쉬운 등산로로 접근 가능해 인근 주민이라면 매일이라도 올 수 있을 듯한 곳이다.
김해 시가지에 있는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은 가야의 중심지가 김해였다는 점을 다시 일깨워주는 문화유산이다. 수로왕비릉 인근 전각엔 허왕후가 아유타국에서 올때 배에 싣고 왔다는 전설의 '파사석탑(婆娑石塔)'이 있다. 바다를 잠재워 먼 항해길을 안전하게 올 수 있게 했다는 파사석탑은 그 존재만으로도 전설과 역사의 경계를 허문다. 실제 석탑의 성분 분석을 해 보니 인도나 동남아 지역 암석이라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부터 영험한 기운을 뽐낸 탓에 가루를 내어 가져가는 이가 많았다고 전해진다. 현재는 6개의 석재만 남아 있는데, 조각이 기이하고 석재 자체에 희미한 붉은 무늬가 있는 점도 특이하다.
김수로왕과 허왕후의 러브스토리는 현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 슬하의 12명의 왕자와 공주 중 두 명의 왕자가 왕후의 성씨를 물려받아 '허씨'가 됐다. 김수로왕이 이역만리에 시집 온 허왕후를 위해 두 왕자에게 허씨를 쓰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자신의 성씨를 물러줄 수 있을 정도로 허왕후의 입지가 대단했다는 증거라는 설도 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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