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위기는 美 상업용 부동산 … 이익 탄탄한 성장주 관심을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5. 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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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체이스가 금융시장 혼란의 원인이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AFP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변동장으로 접어들었다. 기업들의 실적발표 기간이 전환점을 통과하고 글로벌 은행들의 잇단 위기설도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고용지표 발표 등이 잇달아 발표될 예정인 5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변동세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기업 실적 및 부진한 경기지표 영향으로 5월에는 숨 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면서 하반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뒤 이어질 경제 상황에 관한 확인과 우려하고 있는 경기 침체 강도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정수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리서치부문 본부장은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의 감산으로 하반기 반도체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높아졌다"며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는 자동차 업종을 비롯해 반도체 업종의 개선은 하반기 증시 방향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5월 FOMC는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기업 펀더멘털 중요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열 삼성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하반기 주요 시장 변수로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를 꼽았다. 그는 "긴축적 통화 정책이 마무리된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고금리와 은행 위기로 신용 위축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경기 침체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상 마무리와 함께 경기 둔화 우려가 혼재할 것으로 보이며 주식시장은 느린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인플레이션 하락, 금리 인상 마무리에 따라 하반기 지수는 박스권이 예상된다"며 "미국의 양호한 소비지출 등 긍정적인 이벤트는 상반기 10% 이상의 지수 상승으로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는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증가와 상업용 부동산으로 인한 은행 리스크 확산 등의 요인이 지수 상단을 제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 전략은 역시 우량주였다. 이재열 본부장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1985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 경기 침체 진입 전까지 성장주가 초과 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주 주식에 대한 투자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심효섭 본부장은 "경기 둔화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퀄리티 성장주의 강세가 전망된다"며 "반도체 경기 바닥 탈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반도체 관련주 주가 강세도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외교 관계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중국 관련주에 대해서는 투자 전망에서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김정수 본부장은 "중국의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 또는 2분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 중국 인바운드 수요 역시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화장품과 레저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대출이자 상승과 투자자산의 하락, 전년 대비 높은 인플레이션 등 가처분 소득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소비 여력 둔화가 우려된다"며 "중국 리오프닝 수혜도 불확실성이 생긴 상황인 만큼 유통, 의류와 같은 경기 소비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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