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증시 … '긴축완화·실적 회복' 희망이 보인다
올해 주식시장도 여느 때처럼 어지럽고 혼탁하다. 경제학 교과서에 설명된 것과 달리 시장은 완전히 효율적이지 않기에 시시각각 불협화음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올 수밖에 없다. 그 예로 얼마 전에는 기업의 펀더멘털 이상으로 고평가된 2차전지 종목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하더니 이제는 반대매매와 주가조작이란 자극적인 단어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렇게 불안정한 주식시장에서 우리는 과연 계속해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앞의 어려운 질문에 미리 답을 하자면 주식 투자는 계속해야 한다. 물론 앞뒤 안 보고 투자를 하라고 강권하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잠시 시장에서 멀어지는 것도 효과적이다. 다만 완전히 떠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하면 안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갈지 말지 결정하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언급처럼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잠시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현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우선 증시에 비우호적 요인인 국내외 경제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4월 경제전망 발표 이후 5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3%에 머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엔진도 예전보다 약해 경기가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발생한 갈등도 글로벌 경제 성장의 장애물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 당장은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 모든 제품과 상품을 소비하는 경제를 예상하기 어렵다.
반면 우호적인 변수도 대기하고 있다. 먼저 고물가 방지를 위해 통화긴축을 지속한 중앙은행들의 정책 기조가 달라지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5월 FOMC 회의 이후 긴축 기조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로 높게 유지되고 있긴 하지만 이미 기준금리가 물가상승률을 상회할 만큼 충분히 높은 금리 레벨이 형성된 상태다. 또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균열이 간 금융 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해선 중앙은행도 잠시 쉴 필요가 있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미국 연준이 추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다면 다른 국가들도 그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도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황이나 외자 유출이 없다는 가정하에 현행 기준금리인 3.5%를 당분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추후 경제 둔화 여부에 따라 한 번 정도의 금리 인하도 시도할 수 있다. 채권시장은 이런 변화를 감안해 시장금리를 낮게 만들 것인데, 이와 같은 저금리 환경 복귀는 할인율 하향 조정에도 연결되어 주식시장에 우호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익도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코스피 1분기 순이익은 20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금의 2분기와 다가올 3분기 이익 전망치는 각각 24조2000억원, 32조7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늘고 있어 주가의 우상향 추세 복귀를 지지할 수 있다.
수급 환경도 비관적이지 않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는 회복 가능성이 높은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하고 있다. 개인들도 3% 중반으로 낮아진 예금금리로 인해 다시 한번 주식시장을 찾고 있다. 주식이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데 가장 용이하기 때문이다.
물론 위의 선택이 예상한 결과를 모두 이끌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긴 시각으로 바라보면 해당 업종들의 상승 가능성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확률 측면에서 더 높은 승률을 나타낸다면 해당 업종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감행하는 게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명심할 것은 시장을 완전히 떠나지 말고 될 만한 업종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이다. 그 결과는 분명 예상외의 성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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