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디지털 산림 플랫폼으로 산림르네상스 시대 실현

2023. 5.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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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산림청장 shnam1958@korea.kr

4월 14일 정부는 인공지능·데이터로 만드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실현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모든 데이터가 융합되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명실상부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산림청도 숲으로 잘 사는 산림르네상스 시대의 실현을 위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디지털 산림 플랫폼 구현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산림은 국토의 63%를 차지하는 공간이자, 산주와 임업인에게는 돈이 되는 자원이며, 국민의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자연이기도 하다. 이렇듯 각자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용도와 가치가 달라지는 산림이라는 공간, 그것이 가진 정보를 널리 공유하고 이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2023년은 국토녹화가 시작된 지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이를 계기로 제78회 식목일에는 지난 50년을 돌아보고 미래산림의 50년을 내다보는 ‘산림 100년 비전’을 선포했다. 비전에는 산주와 임업인에게 보물산이 되는 경제임업과 더불어 우리 숲의 생물다양성을 높이고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환경임업 추진 의지를 담았다. 또, 국민 모두가 숲속에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임업 뿐만 아니라 산불, 산사태 등 산림재난에 과학적으로 대응하는 등 임업의 새로운 가치와 미래상을 담았다. 이러한 다양한 가치가 융합되는 미래 비전은 디지털 산림 플랫폼의 기반 위에서 비로소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산림 경영활동 시·공간 데이터의 체계적 관리를 통한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 생생한 산림정보와 위치기반 데이터를 융복합적으로 활용해 맞춤형 산림정책을 실현하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결한 신기술을 기반으로 미래산업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기술 경쟁력 확보 등 3대 목표와 4대 추진전략, 16대 주요 과제를 추진하고자 한다.

4대 추진전략의 첫 번째는 쓸만한 산림 데이터 관리이다. 오랫동안 종이에 수기로 적거나 단위 업무나 시스템별 데이터 칸막이(Data Silo)식으로 관리되던 산림 데이터를 개방·공유·활용이 쉽도록 통합적인 디지털 데이터로 수집ㆍ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림물지도, 산림생태지도, 산림탄소지도 등 디지털 산림 주제도 구축을 확대하고, 디지털 숲가꾸기와 빅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통해 산림경영(8종)과 산림조사(26종) 활동에 대한 행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그리고 드론 정사 영상·정밀 라이다(LiDAR)·3차원 산림 객체 데이터 등 현장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물인터넷(IoT) 및 산악기상관측망, 플럭스 타워 등 산림환경 관측데이터를 연계한다. 또 2025년 2월 발사 예정인 농림위성을 통해 3일 주기로 전달되는 한반도 산림변화 위성데이터를 융복합하는 등 국토의 63%인 산림을 우주, 하늘,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속속들이 살펴보는 명실상부한 빅어스(Big Earth) 데이터 운영체계가 구축될 예정이다.

두번째는 똑똑한 디지털 산림 인프라 구축이다. 다양한 산림 주제도와 실시간 수집되는 행정·현장 데이터, 3차원 정밀 산림데이터 등에 위성·AI·빅데이터 분석 및 예측 기술을 탑재한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 기반의 디지털트윈 산림 플랫폼(Geo-Forest)을 구축한다.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림탄소·산림경영·산림복지 등 과학적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 또 기존 공급자 관점의 산림기능 구분에서 서비스 기반의 산림기능 구분으로 전환할 수 있는 표준 산림공간 관리단위 및 활용체계를 개발해 표준체계를 확립한다. 아울러 고정밀 라이다 등 현장 데이터 수집 장비의 보급을 확대하고 활용 및 교육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산림경영 및 산림재난 대응을 위한 핵심 인프라인 임도의 신설 및 유지관리에 라이다(LiDAR), 증강현실(AR), 정밀 GPS 등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융합해 활용하는 등 산림업무의 디지털화 촉진도 적극 선도할 예정이다.

세번째는 함께 하는 개방과 공유다. 앞서 체계적으로 수집·관리된 다양한 산림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산림 토탈 허브를 구축해 임업인과 산주에게 개방한다. 이를 이용해 임업인과 산주는 내 산에 맞는 산림정보와 범정부 서비스를 연계해 각종 산림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또, 산림의 입지와 토양환경에 적합한 나무와 임산물 품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맞춤형 산림경영을 통한 소득창출을 지원하고, 국민과 기업에게는 자연 휴양림, 수목원 예약 등 산림복지·휴양서비스를 원사이트로 통합해 개방한다. 새로운 민관 융합서비스인 디지털서비스 개방 플랫폼과 연계해 산림분야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가상공간(메타버스), 기후테크(Climate Tech)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해 혁신기업을 육성하고 녹색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

아울러 디지털임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재난에 취약한 산림지역을 촘촘히 모니터링해 기상·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집중호우로 인한 산불 및 산사태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고, 산림 병해충 예방 및 대응체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며, 범정부 재난관리 플랫폼(재난관리24)과 연계해 대국민 재난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자 한다.

끝으로 지속 가능한 디지털 성장 생태계의 조성이다. 쓸만한 산림 데이터가 디지털 산림 플랫폼을 통해 적극적으로 활용되어 지도 속 ‘숨겨진 보물산’이 되기 위해서는 산림 데이터 수집과 디지털 산림관리를 위한 법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다. 또 국내외 협력 및 지원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전문 인력이 부족한 산림분야의 미래 디지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국의 산림 관련 대학과 협력해 산림공간 및 원격탐사 전문가를 육성하고, 디지털 산림 컨퍼런스·공모전을 매년 개최해 새로운 인재를 발굴함과 동시에 산림분야 종사자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경제·환경·문화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숲은 인류에게 챗GPT 못지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원이다. 산림경영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공익적 가치까지 숲은 미래 세대를 위한 푸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21세기의 반도체이다. 디지털 산림 플랫폼은 숲의 정보를 모으고 이를 국민에게 새롭게 해석해 제공함으로써 소중한 숲의 가치를 더욱 빛내줄 것이다. 숲이 가진 자연이자 자원으로서의 특성을 모두 아우르고, 산림소유자와 산림이용자 모두가 만족하는 산림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는 데 핵심 토대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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