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뉴코리아 건설](2)경제는 쇼(Show)가 아니다!

2023. 5. 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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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정상회담이 있고 나면 엄청난 액수의 투자 유치 실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다. 그런데 경제 성장율은 떨어지고, 일자리는 늘지 않으며, 한전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대형 적자라고 아우성이다. 또, 사기를 당했으니 정부가 책임지라는 기사도 넘쳐 나고 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경제가 부진한 것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외적인 요인도 있겠으나 이보다는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무기력함이 아닐까. 기업가들을 마치 범죄 집단인 것처럼 취급했고, 수 많은 기업가들이 전과자가 됐다. 기업 오너들은 이러 저런 이유로 중요 경제단체를 탈퇴함으로써 무역협회 등 일부 경제단체를 제외하고는 그 기능이 약화돼 기업의 어려움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기관과 일부 정치인들은 경제단체들과 만나는 장면을 부각시키고,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해 오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업 삼성전자가 휘청거리고 있다. 반면에 TSMC의 성장을 발판으로 대만은 18년 만에 국민 1인당 GDP에서 한국을 추월했다. 제조업 비중도 2013년 29.1%에서 지난해 34.2%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27.8%에서 25.6%로 떨어졌고, 2020년 기준 제조업 부가가치율도 대만이 34.2%인데 반해 한국은 28.7%다. 대만은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적 충격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워 뒷심을 발휘했다.

또한 초우량 공기업 한전이 올해에만 9조 55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고, 지금까지 무려 75조 9902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지급해야 할 이자만 2조 9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2021년 영업손실은 5조8601억원이고, 2022년에는 무려 31조 4659억 원에 달한다. 영업 이익율이 마이너스 약 44%다. 한국의 대표 공기업의 경영 실태가 이러함에도 선거 때 표를 의식해 수년째 방치해 오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통산자원부와 국회는 직무유기를 한 것이다. 20조원 플러스 알파의 자구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만약 순수 민간기업이었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위원들과 한전 사장을 포함한 한전 경영진은 국민들께 사과하고 현재의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력 요금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그래서 에너지 정책은 매우 중요함에도 문재인 정부는 탈 원전을 부르짖었고, 태양광이니 어쩌니 하면서 최고의 공기업 한전을 완전히 망가뜨려 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이 다음 수순은 국민의 혈세를 투입일 것이다. 이러다 보니 전세사기 피해자 대표는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부실기업에는 공적 자금을 주면서 왜 우리에게는 안주냐고 항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경제대국의 원천이었던 근면하고 선량했던 우리 국민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는 현실이 부끄러웠다.

대한민국은 제조강국이다. 오늘날 세계 6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원천은 세계 1등 TV와 휴대폰을 비롯, 초미세 공정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조선, 자동차, 건설, 석유화학 등 덕분이다. 한국인은 젓가락을 사용해서인지 유달리 손재주가 뛰어나다. 2020년에 닥친 코로나 19때 그 혜택을 유감없이 받았었고, 우리 경제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지하자원이 거의 없고, 인구도 5000만 명 수준으로 자급자족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인적 자산을 무기로 무역확대를 통한 외화를 획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마치 드라마나 노래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농업은 창조경제의 최고 모델이다. 좋은 씨앗을 확보해야 하고, 이 씨앗이 잘 적응할 토양을 가꾸어야 하며, 상황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 주어야만이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양질의 투자가 수반되어야만 일자리가 생겨난다. 뼈를 깎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흉내나 내고 멋이나 부리는 쇼는 더 이상 하지 말고, 농부가 농사 짓는 자세를 배우자. 그리고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되, 경제단체들도 기업들의 어려움을 적극 대변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자!

국민의 혈세를 아껴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업에 투자하라!

이승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이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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