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년] 부동산 거래 실종·집값 `뚝`…`금리인상` 복병
코로나 팬데믹 유동성 등의 여파로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부동산 시장의 폭주가 지난해 하락세로 급전환됐다. 작년 한국은행이 단행한 7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집값 고점 인식 등이 퍼지며 급속도로 분위기가 반전된 것.
실제 매수심리가 얼어붙으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졌고,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수억원의 시세차익으로 수만명씩 몰리며 '로또'로 불리던 청약 시장도 얼어붙어 미분양 주택 수는 20년 장기 평균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의 부동산 시장 모습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거래절벽 속 집값 급락'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치솟았던 집값은 현 정부 들어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급격하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첫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새 12.50% 하락했다. 서울은 10.94%, 경기와 인천도 16.47%, 17.04% 떨어지면서 수도권은 14.83% 하락했다. 비수도권은 10.22% 떨어졌다.
이는 최근 수년간 급격히 오른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과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7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 불과 1년여만에 기준금리가 3.0%포인트나 오른 바 있다.
이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는 거래 절벽이 이어졌고, 시세보다 크게 떨어진 가격대로 가끔 신고되는 급급 거래와 직거래 등이 실거래가격 하락 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연간 22.43% 하락했다. 이는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래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인 2008년(-10.21%)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낙폭이다.
매매가격 뿐만 아니라 전세가격도 약세가 이어졌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이른바 '임대차 2법'이 전격 시행된 2020년 8월 이후 급등하던 전셋값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월세 전환 등으로 크게 하락했다. 작년 연말에는 대규모 전세사기가 잇따라 터지면서 '전세 포비아'까지 생겨났다.
현 정부 출범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 유도를 위해 규제 완화 기조로 돌아섰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 집값 하락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2021년 11월 둘째 주 100.9를 마지막으로 올해 5월 첫째 주까지 1년 6개월간 기준선인 100 이하에 머물고 있다.
◇'로또청약' 자취 감추고, '미분양 우려' 점점 커지고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청약'은 자취를 감추고, 서울마저 미분양 성적표를 받는 단지들이 속출했다. 무순위 청약이나 선착순 계약, 할인 분양에 나서는 단지도 속출했다.
부동산R114가 작년 전국 신규 분양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1·2순위)을 분석한 결과 청약 물량은 22만7369가구였으며 평균 경쟁률은 7.6대 1이었다.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14년(7.5대 1) 이후 8년 만이다.
특히 올해 청약시장은 '서울 쏠림' 현상이 커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1·3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서울에 청약 통장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으로 서울은 722가구 모집에 3만9025명이 몰려 평균 54.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전북, 충남, 제주, 전남, 울산, 대구, 경북의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미분양 우려도 현실화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04호로 20년 장기 평균인 6만2000호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8650호로 2021년 6월(9008호)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1·3 대책 이후 시장 살짝 회복세지만…
다만 정부가 올해 1·3 부동산 대책 등 대대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이후 거래량과 집값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1월 첫째 주 71.5였으나 5월 첫째 주에는 81.1로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같은 기간 64.1에서 76.2로 올랐다.
집값은 아직 하락세지만, 낙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4월 둘째 주부터 4주 연속 하락 폭이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다소 회복 흐름을 이어가겠으나 단기간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1·3 대책으로 규제 완화 시점을 앞당겨 시장 연착륙을 유도한 점은 긍정적이다. 금리 이슈가 안정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수도권 등은 상승 반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비수도권은 미분양 물량이 문제로 남아있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올해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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