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투잡 내몰린 4050…"알바 찾아요" 216% 폭증 [곽용희의 인사노무노트]

곽용희 2023. 5. 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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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알바 지원량, 전년 대비 216.0% 폭증
'고금리·고물가' 53.8%, 본업 소득 감소 26.4% 순
청년과 달리 "시급 보다 본업 지장 없는 알바 찾아"

물가인상, 고금리, 본직업의 소득 감소 등 금전적 이유로 '부업(N잡)'을 찾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지난해 대비 216%나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6일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이 진행한 '중장년 구직자 N잡' 설문조사 결과, 최근 1년간(2022년 4월~2023년 3월) 알바천국의 40대 이상 중장년 구직자의 알바 지원량은 전년(2021년 4월~2022년 3월) 대비 216.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이력서 등록 수 역시 61.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20대의 지원량이 15.1%에 그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또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40대 이상 개인 회원 671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진행한 설문조사 한 결과, 전체 671명 중 61.5%가 본업을 갖고 있으면서 추가 아르바이트를 구직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본업이 없지만, 알바를 구직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1.9%로 나타났다.

알바 구직경험 있는 413명을 대상으로 N잡을 찾은 이유를 묻자 △금리·물가 인상 등으로 지출이 대폭 늘어서 (53.8%) △본업 소득이 감소해서(26.4%) △경기침체로 인한 불안감 (19.1%) 순으로 조사됐다. 금전적 원인이 압도적이었던 셈.

알바를 뛰는 중장년층이 본업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분석한 결과, 200~300만원을 번다는 응답이 32.8%로 가장 많았다. 100~200만원이 25.8%, 300~400만원 20.1%로 뒤를 이었다. 300만원 이상의 소득 대에서도 투잡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알바로 버는 돈은 50~100만원 미만이 34.0%, 100~150만원 미만이 22.2% 순으로 높았다.

 ○청년 알바와 달랐다..."시급 보다 본업 지장 없는 게 중요"

중장년 구직자들이 알바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조건은 청년들과 다소 달랐다.

조사에 따르면 △본업과 겹치지 않는 근무시간 61.7%, 본업에 지장이 적은 근무강도가 15.5%, 일상 동선에서 벗어나지 않는 근무지 위치가 8.7%로 뒤이었다. 높은 급여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6.1%에 그쳤다.

알바 천국관계자는 “올해 초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20대 청년들은 알바 구직 시 '높은 임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반면 중장년 구직자는 본업에 방해가 안되는 업무강도와 본업과 겹치지 않는 근무시간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본업 외에 추가로 알바를 경험해 본 장년 근로자들이 주로 일한 업종은 성별 별로 달랐다.

남성은 ‘포장·품질검사나 상하차, 건설현장 노무가 29.2%로 가장 높았고, 운전 및 배달(택배, 퀵서비스 등)이 27.5%로 2위를 차지했다. 여성은 ‘외식·음료(일반음식점, 호프 등)’이 26.5%로 1위를 차지했고, 서비스(매장, 서빙, 주방보조, 청소·미화) 업종이 20.5%로 2위, 유통·판매(편의점, 꽃집, 약국, 백화점 등)가 16.6%로 그 뒤를 이었다.

 ○투잡 뛰는 근로자, 역대 최대

한편 연령을 불문하고 투잡, N잡을 하는 근로자의 숫자는 실제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은 54만6000명으로 조사됐다. 1년 전인 2021년보다 4만 명(7.9%) 증가한 수치며,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역대 최대다.

부업자는 2017년(41만9000명), 2018년(43만3000명), 2019년(47만3000명)으로 3년 연속 증가하다가 코로나 사태가 있었던 2020년에는 44만7000명으로 감소했고, 이후 2021년에는 처음으로 50만 명대를 돌파(50만6000명)했고, 지난해에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고령자들의 알바 구직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79세 고령자(685만6000명) 중 절반(54.7%)이 근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10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들이 취업을 원하는 사유로는 ‘생활비 보탬’(53.3%)이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지수가 급등하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임박한 상황인 만큼, 중장년층의 '투잡 찾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고용부 사업체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물가상승 여파로 올 1~2월 근로자 실질임금은 전년동기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장년 구직자가 급증하는 현상에 발맞춰 취업 사이트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알바천국은 별도의 '중장년 채용관'을 만들고 신규 서비스 개편에 나섰다. 청년들과 달리 지원 업종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장년 이용자들 수요에 맞춰 공고의 업직종별 분류를 크게 8개로 재정비 했다.


사진=알바천국

또 출퇴근 버스나 기숙사 제공 일자리, 초보 가능 일자리, 식사비 지원 일자리, 서 있는 시간이 적은 사무직 일자리 등 중장년 특유의 니즈를 반영한 테마별 채용 정보도 제공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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