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또 중단 위기…러시아 요구 사항은?

신기섭 2023. 5. 7. 1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프리카와 중동에 식량난을 불러올 수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흑해 협정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우크라이나 등 4자는 지난해 7월22일 국제 식량 위기 해소를 위해 오데사 등 흑해 연안의 3개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었고, 지금까지 협정 시한을 2차례 연장해왔다.

러시아는 러시아농업은행의 국제 은행 결제망 재연결과 자국산 비료 수출을 위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개통 등 5가지를 협정 연장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곡물 수송에 투입될 선박 승인 작업 중단
오는 18일 이후 곡물 협정 파기될 위험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싣고 흑해를 빠져나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선박들. 이스탄불/로이터 연합뉴스

아프리카와 중동에 식량난을 불러올 수 있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흑해 협정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국제 농산물 가격도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우크라이나·러시아·튀르키예(터키)와 유엔이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투입될 화물선 승인을 논의했으나 화물선을 새로 승인하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항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승인을 받으려고 대기하고 있는 선박은 8척이다.

우크라이나는 매일 곡물 수송선 목록을 제시하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설치된 ‘공동조정센터’에서 승인을 받아왔다. 승인을 받은 선박은 검사를 받은 뒤 흑해로 들어갈 수 있고,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을 싣고 빠져 나올 때도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날의 승인 실패는 오는 18일 이후 곡물 협정을 중단하려는 러시아의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러시아는 지난달 유엔에 보낸 서한에서 ‘선박 운영사가 5월18일까지 수송을 마칠 수 있다고 보장하지 못하는 선박은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앞으로도 계속 승인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미 승인을 받은 배들의 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곡물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등 4자는 지난해 7월22일 국제 식량 위기 해소를 위해 오데사 등 흑해 연안의 3개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었고, 지금까지 협정 시한을 2차례 연장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유엔이 약속한 자국 농업·비료 업계에 대한 제재 해제가 이행되지 않으면 18일 이후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러시아농업은행의 국제 은행 결제망 재연결과 자국산 비료 수출을 위한 암모니아 수송관의 우크라이나 구간 재개통 등 5가지를 협정 연장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기존에 허가를 받은 선박에 대한 검사 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튀르키예 해역에는 흑해로 들어가는 게 허락된 선박 1척과 흑해를 빠져나가려는 배 28척이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 항구에 13척의 선박이 선적을 위해 머물고 있고, 7척의 배가 흑해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 농산물 가격이 1년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이날 발표한 4월의 국제 농산물 가격 지수는 2014~16년 평균치를 100으로 했을 때 127.2로 지난달(126.5)보다 소폭 상승했다. 이 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인 지난해 4월 158.4까지 올랐다가 지난 3월까지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식량농업기구는 설탕 가격 지수가 한달 사이 17.6%나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지적했다. 국제 설탕 가격은 인도와 중국의 생산이 줄 것이라는 전망 등의 여파로 3개월째 오르며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