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세 'ADC' 항암제 뛰어든 올릭스, 남들과는 뭔가 다르다?

이창섭 기자 2023. 5. 7. 15: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릭스, 美바이오기업 다이나미큐어와 MOU
ADC 이용한 항암제 개발… 항체에 siRNA 치료제 탑재
항체의 약물 전달 기능 이용, 부작용 적을 것으로 예상

올릭스가 글로벌 대세인 항체약물접합제(Antibody-Drug Conjugate·ADC)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차별화된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체에 세포독성 항암제를 결합하는 일반적인 ADC와 달리 올릭스는 RNA 치료제를 탑재할 계획이다. 항체에 탑재된 RNA 치료제가 표적하는 세포 부위까지 전달돼 효과를 발휘하는 방식이다. 기존 ADC 항암제보다 효과와 부작용 측면에서 더 우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릭스는 지난달 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한미 디지털·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서 미국 소재 바이오텍 다이나미큐어(DynamiCure Biotechnology)와 ADC 개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올릭스가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하는 과정에서 체결됐다.

다이나미큐어는 항체 전문 개발사다. B세포 CD93 수용체에 작용하는 항체를 이용한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올릭스는 다이나미큐어의 항체를 이용해 ADC 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ADC는 '항체약물접합'이라는 이름처럼 암세포 항원을 찾아가는 항체와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결합한 치료제다. 일종의 '유도미사일'로 많이 비유된다.

일반적으로 약물 부분에는 세포독성 항암제가 탑재된다. 하지만 올릭스는 자체 개발한 짧은 간섭(si) RNA 치료제를 사용할 계획이다. siRNA 치료제는 세포의 mRNA(메신저RNA)를 방해해 특정 단백질 형성을 방해한다.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아예 생성되지 못하게 해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원리다.

대신 siRNA 치료제는 약물을 원하는 부위로 전달하는 게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번 ADC 개발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항체를 이용하면 표적하는 암세포에 직접 siRNA 약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ADC는 세포독성 항암제를 사용하기에 어느 정도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가령, ADC 돌풍을 일으킨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도 간질성 폐 질환과 폐렴 부작용이 문제가 됐다.

siRNA 치료제도 원치 않은(off-target) 세포를 방해해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항체를 이용해 원하는 표적 암세포에 siRNA 약물을 도달시키면 이러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올릭스는 약물 부작용을 개선한 비대칭 siRNA 플랫폼(asiRNA)을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올릭스 관계자는 "다이나미큐어보다는 올릭스가 좀 더 주도적으로 개발하게 될 것"이라며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Linker) 부분은 미국 자회사인 '올릭스 US'(OliX US)에서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원리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는 나스닥 상장사 어비디티(Avidity Biosciences)가 있다.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 대신 RNA 치료제 원료인 올리고핵산을 탑재한 이른바 AOC(Antibody-Oligonucleotide Conjugate)를 연구하고 있다. 이를 이용해 근긴장성 이영양증이라는 희귀질환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어비디티는 2019년 일라이릴리와 타깃 치료제 하나당 최대 4억1000만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DC 개발은 현재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가장 유행하는 분야다. 가장 최근까지도 성공적인 임상 결과에 관련 기업 주가가 출렁였다. 3일(현지 시각) 나스닥 상장사 이뮤노젠(ImmunoGen)은 자사의 ADC 치료제 '엘라히어'의 성공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직후 이뮤노젠 주가는 136%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또 다른 ADC 기업 머사나(Mersana)도 덩달아 주가가 46% 뛰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