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건물 13층서 80대 할머니 업고 내려온 경찰 “한시가 급해서”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5. 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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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 북구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불이 나자 김동희 형사가 13층에서 발견한 80대 할머니를 업고 비상계단을 통해 걸어내려와 1층 로비에 도착한 모습. [제공 = 부산경찰청]
15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한 30대 경찰관이 거동이 불편한 80대 할머니를 업고 13층에서 1층까지 걸어서 내려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김동희(37) 형사는 부산 북구의 15층짜리 주상복합 건물 꼭대기층에서 불이 나자 건물 내부에 들어가 일일이 문을 두드리며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그러다 13층에서 거동이 어려운 할머니 A(87)씨가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막 문을 나서려고 하는 것을 보았다. 김 형사는 할머니를 업고 13층에서 1층까지 비상계단으로 걸어내려왔다.

이 사연은 할머니가 부산경찰청 온라인 게시판에 감사의 글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할머니는 컴퓨터 사용이 어려워 요양보호사에게 감사의 글을 대신 적어달라고 부탁했다.

김 형사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보자마자 업어서 대피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그는 “화재로 엘리베이터가 가동을 중단한 데다 검은 연기가 자욱이 차올라 한시가 급한 순간이었다”며 “위험이 도사리는 상황에서 할머니가 거동까지 불편하다 보니 직접 업고 계단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현장에서 만나는 주민들이 제 가족이라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며 “늦게 경찰에 합격해 경력이 길지 않은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근무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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