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찰스3세 대관식과 다른 英연방 분위기…"21세기에 왕?"

윤세미 기자 2023. 5.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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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74)이 6일(현지시간) 대관식을 갖고 영국을 포함한 15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했다.

가디언과 아사히 등 외신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70년 만에 치러진 대관식에서 국왕으로서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영국 국왕을 국가 원수로 두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찰스 3세의 대관식은 화려한 축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아사히신문은 찰스 국왕 즉위 후 수년 안에 영연방 국가가 반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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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영국 국왕(74)이 6일(현지시간) 대관식을 갖고 영국을 포함한 15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임을 선포했다. 하지만 정작 영연방 국가에선 식민 지배 유산인 군주제와 작별을 고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왕관을 쓴 찰스 3세 영국 국왕/AFPBBNews=뉴스1

가디언과 아사히 등 외신에 따르면 찰스 3세는 이날 70년 만에 치러진 대관식에서 국왕으로서 "섬김받지 않고 섬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찰스 3세는 이번 대관식 행사에서 시대 변화를 반영해 인종과 성별, 종교 등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영연방 국가에서 군주제에 대한 지지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 영국 런던 시내에선 6일 군주제 반대 단체인 '리퍼블릭' 회원 등 시민 2000여명이 '나의 왕이 아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나와 시위를 벌였다. 스코틀랜드, 웨일스 등 영국 내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영국 젊은층에선 군주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18~24세 응답자 중 군주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CNN 조사에선 18~24세 응답자 중 55%가 왕실이 좋은 롤모델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찰스 3세 국왕이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서 보석 444개, 무게는 2.23㎏에 달하는 왕관을 썼다. 이날 왕관은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수여했다. /AFPBBNews=뉴스1

영국 국왕을 국가 원수로 두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찰스 3세의 대관식은 화려한 축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선 6일 대관식 축하 행사가 열렸지만 70년 전과 비교하면 매우 간소화됐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여기엔 군주제에 대한 캐나다 국민의 반발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실시된 앵거스리드연구소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60%는 찰스 3세를 국왕으로 인정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했다. 군주제 자체에 대한 반대 응답도 52%에 달했다.

호주의 경우 당초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6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 보라색 조명을 입힐 계획이었으나 비용 절감을 위해 취소했다. 호주에선 이미 군주제 폐지 논의가 활발하다. 호주 국민배우 휴 잭맨은 2월 BBC 인터뷰에서 "호주는 언젠가 공화국이 될 것"이라며 공화제 전환 논쟁에 불을 댕겼다. 군주제 폐지는 시간 문제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징적인 움직임 중 하나는 엘리자베스 전 여왕의 초상이 있는 5호주달러 지폐의 변화다. 호주 중앙은행은 지난 2월 5호주달러 지폐 디자인을 원주민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는 디자인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이 6일(현지시간)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영연방 대표들이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그 밖에도 자메이카, 앤티가 바부다, 벨리즈, 바하마 등 다른 영연방 국가에서도 영국 왕실 이탈을 향한 움직임과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찰스 국왕 즉위 후 수년 안에 영연방 국가가 반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찰스 3세의 경우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달리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받는다. 또 고 다이애나비와의 첫 결혼을 둘러싼 스캔들로 인해 우호적 여론이 크지 않다. 3월 말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성인 응답자 중 찰스 3세에 대해 호감이라는 응답은 절반에 못 미쳤고 23%는 비호감이라고 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찰스 3세에겐 오랜 기간 쌓인 국민적 애정이나 유명세가 없고 앞으로 쌓을 시간도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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