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 집중 투자 예고...이재용 "'제2의 반도체' 신화 만들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글로벌 '빅파마' 연쇄회동

삼성은 그룹 재도약을 위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산업에도 집중 투자할 것을 예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미국 방문에서 글로벌 ‘빅파마’ CEO들과 연쇄 회동했다. 사진은 2021년 11월 미국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를 찾아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난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 및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CEO와 잇따라 만났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제2의 반도체 신화’ 구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각각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삼성전자가 전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J&J는 창립 1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Top Tier 바이오 제약사로서 삼성의 주요 고객이다. BMS는 2013년 삼성에 의약품 생산 첫 발주를 함으로써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기업이라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플래그십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서 삼성과 mRNA백신 생산 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두 회사는 유망 바이오 벤처 발굴 및 육성에도 함께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고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삼성에 매각했다. 바이오젠은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지역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10여 년 전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은 이 같은 주요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 이를 통한 미래 성장산업 선점, 압도적인 제조 기술력을 통해 글로벌 1위 CDMO(의약품 위탁 생산) 기업으로 도약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함으로써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산업은 생산기술과 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다.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분야다.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이 이 회사 1분기 실적 가운데 역대 최대치(7209억 원)를 기록했다. 원료의약품 판매량 증가 등의 영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1~3 공장을 풀가동한 상태이며 4 공장도 부분 가동에 들어갔다. 5 공장도 2년 뒤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주주는 삼성물산(43.06%), 삼성전자(31.22%) 등이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17.9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