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캐릭터 거래로 고수익’ 속여 69억 피해…“징역 5년”

피해자 64명·피해금액 69억4900만원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온라인에서 가상 캐릭터를 사고팔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인 뒤 69억여원을 가로챈 다단계업체 대표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P2P(개인간 거래) 방식의 가상 거래 사이트 ‘비트봇’을 운영하면서 “가상 캐릭터를 사고팔아 회원 등급이 올라가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조사 결과 확인된 피해자는 64명, 피해금액은 69억4900여만원에 달한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사이트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다소 과장이 있었던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해 주려 했지만 사이트 해킹 등으로 수익 보장을 실현하지 못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비트봇 거래가 지속 가능한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송금받거나 편취한 점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계획·실행을 주도했고 관련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는 등 범행 후 태도도 불량하다”며 “피해자들은 극심한 피해를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피고인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들은 가상 캐릭터를 구매할 신규 회원을 지속해서 모집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합리적으로 예상할 수 있었다”면서 “단기간에 고수익을 얻으려다 기망행위에 속아 넘어갔으므로 범행 발생과 피해 확대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양측 모두 판결에 불복, 항소했지만 2심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역시 “2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