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서포터 시조새' 부천 헤르메스, K리그 서포팅 새 문화 정착 첫걸음... '1시간 전 장외응원 + 어린이 콜리딩' 남녀노소 함께하는 분위기!... 1-2→ 5-2 부천 대역전승 결코 우연 아니야
(베스트 일레븐=부천)
"고 레즈 고 레즈 고(Go Reds Go Reds GO!)"
부천 FC 1995의 공식 서포터즈 헤르메스가 K리그의 새로운 서포팅 문화 정착을 위한 희망찬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자극이라도 받은 것일까? 헤르메스의 혼을 담은 응원은 부천 구단의 화끈한 승리로까지 이어졌다.
헤르메스는 부천과 전남 드래곤즈의 하나원큐 K리그2(2부) 12라운드 경기가 열린 부천 종합운동장 주변에서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운집해 집단 응원을 펼쳤다. 조직적 응원과 단합된 분위기를 일궈낸 덕에 부천 종합운동장 인근의 열기는 본게임 시작 전부터 후끈했다.
헤르메스는 오전 11시 50분부터 부천 종합운동장 지하철 역 내 부천 FC 홍보관(헤르의 행운가게) 앞에서 헤르메스 티셔츠를 선착순 배포해 메인 이벤트인 거리 행진 참가를 독려했다.
오전 12시 10분부터는 부천 종합운동장 1번 출구에서 부천 레포츠공원과 부천 레포츠공원 원형광장을 끼고 북1문 앞까지 행진하며 장외 서포팅을 진행했다.
이날 서포팅의 클라이맥스는 거리 행진과 장외 서포팅에 이어 오전 12시 50분부터 20분가량 진행된 경기장 앞 서포팅이었다. 부천 종합운동장의 특징은 북문 앞에 드넓게 펼쳐진 부천 레포츠공원 원형광장이 있다는 점이다.
이곳은 푸르른 잔디가 펼쳐져 있어 비단 축구 경기가 아니라도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자주 찾는 장소이다. 이날도 원형광장에서 공을 차며 노는 아이들과 인근 나무데크에서 치킨과 음료를 즐기는 가족들로 피크닉 분위기를 자아냈다.
헤르메스가 인근에서 서포팅을 펼치자 묘한 광경이 연출됐다. 대형 깃발과 북소리, 그리고 힘찬 외침이 이곳이 축구장임을 직감케 했다.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한번씩은 눈길을 가져볼 만한 퍼포먼스였다.
헤르메스는 경기장 입장 후에는 어린이를 콜리더로 내세운 응원 리딩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어린이날은 끝났지만, K리그 경기가 5~7일에 몰린 만큼, 시기와 콘셉트에 맞는 이색적 기획이었다. 헤르메스는 40개에 가까운 응원가 등 K리그에서 가장 많은 레퍼토리를 보유한 서포터로, 이날도 '저 빛나는 별처럼' 등 다양한 응원가로 선수단의 12번째 선수로 열렬한 응원을 보내며 장내 분위기를 띄웠다.
이들의 응원에 부천 선수단은 힘을 한가득 얻었다. 어린이의 콜네임에 응답이라도 한 것일까. 부천은 1-2로 끌려가던 경기를 5-2로 뒤집으며 대반전에 성공했다. 카릴의 전반 8분 선제골로 앞서가던 부천은 2분 만에 발디비아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후반 23분에는 이준호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그러나 전반 31분 최재영의 골로 전반에 균형을 맞추더니, 후반 32분 닐손주니어의 헤더 역전골, 후반 35분 이정빈이 센터서클에서 때린 초장거리 득점, 이어진 박호민의 쐐기골에 힘입어 2,610명의 관중 속에 기분 좋은 승리를 만끽했다. 부천은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뛰어 올랐다.
헤르메스가 12번째 선수 역을 톡톡히 해냈다. 1995년 결성되어 28년 역사를 자랑하는 헤르메스는 대한민국에 유럽식 서포터 문화를 들여온 부천 SK 서포터다. 2006년 SK가 제주로 연고 이전하면서 부천 FC의 서포터즈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붉은 악마의 응원가 중 가장 유명한 오 필승 코리아가 헤르메스의 응원가를 개사한 것이다.
K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유행(팬데믹) 시기를 지나고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서포팅 문화도 마찬가지다. 1990년대 중후반 K리그의 중흥기에 함께했던 서포터 1세대를 거쳐 2세대 이후로 전승되고 있는 흐름인데, 헤르메스가 이끄는 서포팅 문화는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저출산과 인구 절벽이 가속화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아이와 동반한 가족들도 어우러질 수 있는 패밀리 서포팅 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안전상 우려되는 홍염 등 유럽식 강성 문화를 자제하고 건강한 문화로 나아가기 위한 분위기와 출발점을 K리그 서포터들이 조성 및 마련해야 한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이러한 거리 응원으로 올바른 서포터즈 문화를 조성하고 경기 전 서포터즈 문화를 형성하는 게 취지다. 사람들에게는 경기장에 일찍 오게 할 콘텐츠 제작하여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장외 서포팅으로 분위기를 올리는 것은 덤이다"라며 이번 가두 서포팅의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응원은 축구를 한층 풍성하게 가꿔준다. 건강한 응원이 선수들과 경기장의 활력, 그리고 다량의 골과 분위기로 선순환된다. 헤르메스와 부천 구단의 노력이 부천 관내, 나아가 K리그 전체의 서포팅 문화를 건강하게 가꾸는 데 이바지하기를 응원한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부천 FC 1995, 한국프로축구연맹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