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배꼽'이지만 어떡해.. 남들 시선에, 없어도 '현금, 현금' 감당될까
평균 선물 비용 33만 원, '현금' 선호도 높아
어버이날, 어린이날 대비 예산만 3배 육박
SNS 검색 2배 ↔ 지출 한계 30만 원 밑돌기도
적정 소비 인식 바탕, 가족 필요 우선시해야
5월 가정의달을 맞아 가뜩이나 고물가 속, 직장인 등의 선물 선택 부담이 한층 더 커지는 모습입니다.
어린이날을 보내니 곧 어버이날인데, 외식을 포함한 서비스나 각종 상품 물가가 크게 치솟으면서 현금 등 실속 위주의 선물을 택하는 경우가 한층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물 대신 용돈을 준비하는 경우가 성인 10명 중 6명 이상으로 조사됐습니다.
효율적으로 지출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남들보다는 그래도..' 식의 압박 속에서 부담을 느끼면서도 지출을 늘리고서 '걱정'만 키우는 경우가 상당했습니다.
오늘(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2%, 지난해 대비 3.7% 오른 반면 외식 물가가 7.6% 급증해 전달(7.7%)보다 올랐고,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지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소비자물가 수준을 뛰어넘는 서비스와 상품 물가 오름세로 인해, 직장인들은 가파른 물가 속에 의미 있는 선물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가중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실제로 전통적인 꽃 선물의 경우는 감소하는 추세로, 어버이날을 대표하는 '카네이션'만 해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4월 27일~5월 4일, 절화 기준) 거래 수량이 5만6,366단으로, 지난해(8만8,170단) 대비 36% 정도 매출이 줄고 대신 현금 등 용돈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현금 등 '용돈' 준비 10명 중 6명.. 평균 33만 원 선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이 지난달 20~6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어버이날 선물'에 관해 설문 조사한 결과에선 응답자의 62.2%, 10명 중 6명이 용돈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건강식품(10.2%), 의류·패션잡화(6.5%) 등은 선호 목록에서 낮은 순위에 그쳤습니다.
조사결과 어버이날 선물 예산은 평균 33만6,000원으로 어린이날 12만4,800원의 2.7배에 달했습니다.
연령대별로 30대가 36만2,800원으로 가장 많고 40대(35만5,200원), 50대(34만1,700원), 20대(30만3,200원), 60대(29만7,600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용돈(48.3%)을 선택한 비율이 낮고 선물·용돈 없이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7.3%)이라는 답변도 나왔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를 통한 검색량만 봐도 오늘(7일) 기준 '어린이날 선물'이 65만 개 수준인데 반해 '어버이날 선물'이 112만 개 이상으로 두 배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가족 내 아이만 챙기는 것과 달리, 미혼인지 기혼인지 그리고 연령대나 양가 부모를 모두 챙겨야 하는 복합적인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어버이날이 주는 무게감이 그만큼 상당하다는 얘기로도 풀이됩니다.
조사는 지난달 12∼16일 롯데멤버스 리서치 플랫폼을 통해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입니다.
■ 적정 지출 30만 원 안되기도.. "지출 부담 커"
또다른 조사에서도 가정의달 늘어나는 지출 부담을 호소하지만 적정 지출 규모는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최근 알바천국이 20대 615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20대 5명 중 4명 꼴로 가정의 달인 5월, 평소보다 늘어나는 지출에 압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5월 가정의 달, 지출 계획이 있다고 답한 80.2%의 예상 지출액은 평균 27만8,000원으로 롯데멤버스의 20대의 30만 원 선이나 평균 33만 원 대를 밑돕니다.
또 같은 연령대라도 △대학생 24만8,000원 △취업준비생 27만원 △직장인 44만7,000원 등 직업 별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어느 정도 직장인 수준에선 높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되지만, 평균과 격차를 감안하면 그만큼 상대적으로 지출 압박이 상당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특히 이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비용 지출이 예상되는 기념일로 '어버이날'이 93.9%(복수응답)이 꼽혔습니다.
다음이 △스승의날(19.7%) △성년의날(13.6%) △어린이날(13.0%) △기타 연휴(12.4%)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념일을 챙기는 방식은 뭉뚱그려 '선물(64.5%)'이 가장 인기였고 외식, 배달 음식 등 기념일 당사자와 함께하는 '식사(48.7%)'와 '용돈(43.4%)'도 응답률이 높았습니다.
지출 계획이 있다고 답한 84.8%, 10명 중 8명 이상이 평소보다 늘어나는 5월 지출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식비, 문화·여가비 등 '조율 가능한 지출 최소화(42.8%)'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한 추가 수입 창출(40.2%)'에 나서겠다 답했습니다.
이처럼 소득 이상 지출이 나갈수록 다른데서 줄이거나 더 벌어야한다는 얘기라, 고스란히 당사자의 스트레스나 피로도를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우려가 큽니다.
관련해 전문가들은 "주변, 다른 사람들이 주는 선물을 너무 인식하고 거기에 맞추거나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데 연연하다간 자칫 스트레스 수준을 넘어, 현 재정 수준에 무리를 가져온다"면서 "현명한 소비 인식을 갖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가족들의 필요를 우선시하는게 선물을 받는 쪽이나 주는 쪽 모두 부담을 덜면서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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