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인터넷 속도가 세계 25위라고?
美우클라 측정방식 공개없이 발표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속도 세계 34위, 이동통신 데이터 요금수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중 가장 비싼 수준….'
최근 우후죽순 발표되는 해외 시장조사 기업들의 통신 품질조사와 모바일 데이터 가격비교 결과의 신뢰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측정 조건이나 방식, 내용을 공개하지 않거나 국가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내용들이 여과 없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혼란을 키우거나 데이터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통신 품질조사 기업 우클라(Ookla)의 조사 결과가 대표적이다. 우클라는 지난달 18일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세계 25위라는 결과를 내놨다. 우클라는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속도를 다운로드 기준 122.04Mbps, 업로드 97.68Mbps라고 평가했다. 다운로드 속도 기준으로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칠레, 중국, 덴마크 등 상위 5위를 기록한 국가보다 80~100Mbps 이상 떨어지는 수준이다.
우클라는 지난 1월에도 인터넷 속도측정 사이트인 '스피드 테스트'를 통해 국내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세계 34위라는 결과를 발표해 논란이 빚어졌다. 이 발표 직후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우클라는 인터넷 속도와 순위 외에 각국의 측정서버 개수 및 성능, 국가별 전체 측정건수, 측정속도 분포 등 구체적인 측정조건·방식·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국가별 객관적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1년 기준 OEDC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 거주자 100명당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수와 전체 유선인터넷 회선 수 대비 광케이블 기반 회선 수 비중은 86.6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우클라는 상품에 따라 다른 인터넷 속도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상품의 평균 속도를 계산해 결과치를 공개한다. 그러다 보니 상품 종류가 다양한 국가는 속도가 낮게 나오는 오류를 범한다.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11일 영국의 한 케이블·모바일 분석 사이트는 '전 세계 모바일 데이터 가격 비교 현황' 자료를 내고, 우리나라 이동통신 데이터 요금수준이 1GB(기가바이트)당 12.55달러로 OECD 국가 중 가장 비싸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조사 대상 200여개국의 요금제를 별다른 기준 없이 임의로 최소 2종부터 최대 60종을 선정해 비교한 결과를 내놨다. 이중 우리나라는 요금제 9종만 비교 대상에 포함됐다. 5G, LTE도 구분되지 않고 선택약정할인, 요금제별 음성·문자 제공량과 혜택 등의 특성도 고려되지 않았다. 단순히 요금 대비 데이터 제공량만 보여주다 보니 왜곡된 결과로 이어진 것. 해외 조사기업들의 국내외 통신 관련 속도, 요금 비교 결과의 신뢰성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다. 핀란드 컨설팅 업체 리휠이나 EC(유럽위원회), 일본 총무성 등도 국가별 이동통신 요금비교 결과를 내놓은 후 조사 방식, 기준 등에서 신뢰성 문제를 지적 받은 바 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최근 '해외 모바일 요금 비교방법론 검토·시사점' 보고서에서 해외 컨설팅 기업들의 국가별 이동통신 요금비교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르면 일부 조사결과는 다수가 이용하는 MNO(이동통신) 사업자의 요금제가 아니라 일부만 이용하는 MVNO(알뜰폰)나 서브브랜드 요금제를 비교 대상으로 하는 등 대표성 문제도 드러냈다. 국내 기업들은 자의적인 기준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를 맹신하고 무분별하게 인용될 경우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통신 요금과 속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교 결과에 대한 신뢰도부터 제대로 검증돼야 한다"면서 "국가의 통신 제반 환경은 이용자의 이용행태, 데이터 제공속도, 망 품질 수준, 커버리지, 정부 규제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단순 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재인 `혼밥`은 중국 서민 다가가기 위해 기획된 것"...박수현 전 수석 주장
- `코로나19 기원 조사` WHO 엠바렉 박사, 과거 성비위로 해고
- "지들도 어디서 처맞았나 XXX들"…태안 학폭 가해자 욕설에 공분
- "스무살 때 JMS에 납치될 뻔"…180만 유튜버 일화 공개
- "우리부부 성관계 보여드립니다" 성영상 올려 2억원번 부부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