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참배한 기시다 옷깃, 의미심장한 ‘푸른 리본 배지’

노석조 기자 2023. 5. 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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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며 분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방한(訪韓), 첫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기시다 총리는 대한민국 호국 영령을 향해 허리 숙여 헌화하고 분향을 했는데, 그의 가슴 오른쪽에 푸른색 리본 모양 배지가 달려 있었다. 그는 일본에서도 공식 행사장에서 거의 빠짐없이 이 배지를 다는데, 방한에도 빼놓지 않은 것이다. 이 배지는 무슨 의미일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본에서 이 배지는 ‘블루 리본’이라고 불린다. 일본의 장기 미해결 과제인 ‘일본인 납치 피해자’문제를 상징한다. 조진구 경남대 교수는 “블루리본은 ‘스쿠우카이(救う会·구출회)’라는 납북 피해자 지원 시민단체가 만든 것으로 정치인들이 이를 다는 것은 납북 일본인의 석방과 구출을 촉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 소식통은 “일본 총리로서 납북자 해결 과제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각오 차원에서 ‘블루 리본’을 항상 가슴에 달고 다닌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자신을 향한 사제 폭탄 테러가 벌어진 선거 지원 연설 때도 블루 리본을 달고 있었다. 그의 전임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 아베 신조 총리도 블루 리본을 달고 다녔다.

1977년 11월 15일 니가타에서 북한에 납치된 요코다 메구미(横田めぐみ)의 생존 모습. 납치 당시 13세였다. 그는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납북 일본인 중 하나다. /조선일보 DB

현재 북한에는 생사를 알 수 없는 납북 일본인 1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70~80년대 공작원 교육용 등으로 12차례에 걸쳐 총 17명의 일본인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5명은 2002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귀국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평양에서 만나는 모습. /조선일보 DB

그러나 나머지는 아직 일본에 돌아가지 못한 상태다. 북한은 일본이 주장한 납북자 총 17명 가운데 13명에 대해서만 입북 사실을 인정한다. 김정일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 당시 “북 공작원에게 일본어와 자연스러운 일본 문화를 가르칠 교육관이 필요해서 그랬다”는 취지로 납북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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