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매출 200억弗 넘어…“GAA로 추격 고삐”

4나노 공정 수율 빠른 속도로 개선
경계현 사장 “5년내 TSMC 따라잡겠다”
내달 美파운드리 포럼서 기술 로드맵 발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4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꿈과 행복의 삼성반도체: 지속가능한 미래’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출범 5년 만에 매출 200억달러를 처음으로 넘었다.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규모 면에서 아직 대만의 TSMC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기술력을 토대로 추격의 고삐를 죈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8억달러(약 27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옴디아가 삼성 파운드리 매출을 집계했던 2018년의 117억달러(약 15조5000억원)와 비교하면 출범 5년 만에 매출이 두 배에 육박한 것이다. 삼성 파운드리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15.6%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반도체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파운드리 역시 수요가 위축되면서 고객사들의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2분기에는 1분기에 비해 실적이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최신 공정인 4nm(나노미터·1nm은 10억분의 1m) 공정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4nm 공정 수율이 5nm 공정의 수율 수준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에서는 퀄컴의 새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를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가 4나노 공정 기반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생산을 TSMC 대신 삼성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은 지난 4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강연에서 5년 안에 TSMC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경 사장은 “냉정히 얘기하면 4nm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뒤처졌고, 3nm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며 “2나노로 가면 TSMC도 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게 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27∼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를 시작으로 한국(7월 4일), 독일 뮌헨, 일본 도쿄, 중국 등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을 소개할 계획이다. 작년 10월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는 1.4나노 양산 계획을 처음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