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활발’…해외거점 확보

정옥재 기자 2023. 5. 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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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중국 남부 추가거점
SK온 폐배터리 유망 기업 발굴
코오롱인더. 파쇄 않는 재활용 추진
에코프로 등 국내 생태계 조성도 후끈

국내 기업들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사업)이 활발하다.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ESG 활동과 함께 이윤 창출 수단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산업 메카인 중국 남부에 리사이클링 공장을 설립해 폐배터리 확보에 나서는 한편 배터리 원료인 리튬 물량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 중국에서 폐배터리 확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옌청 배터리 재활용 시설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Sk에코플랜트 제공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글로벌 거점 개요.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 자회사 테스(TES-AMM)와 함께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에 리사이클링 거점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옌청 배터리 재활용 시설 설립 협약을 최근 맺었다. SK에코플랜트(남경법인)는 테스가 포함된 중국 현지 합작법인 지사이클과 함께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연면적 8000㎡ 규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처리 시설을 설립·운영한다.

총 2단계로 나눠 건설되며 1단계 시설은 연내, 2단계 시설은 2024년 준공 및 운영이 목표다. 전처리 공정을 통해 폐배터리를 포함한 양극재·음극재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을 물리적으로 안전하게 파쇄하고 배터리 원료 추출 전 단계인 블랙파우더를 추출하게 된다.

SK에코플랜트와 테스는 기존 폐배터리 후처리 시설 1개소, ITAD(IT Asset Disposition, IT자산처분서비스) 시설 3개소에 이번 폐배터리 전처리 시설까지 더해 중국 내 총 5개의 거점을 갖추게 된다.

장쑤성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요충지다. 2022년 SNE리서치 기준 점유율 세계 2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비야디(BYD)를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생산공장 10여 곳이 위치한다. SK에코플랜트는 장쑤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설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폐배터리 및 스크랩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테스는 지사이클을 통해 상하이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도 운영한다. 테스는 폐배터리 회수부터 희소금속 추출 및 재활용 등 전 부문에 걸친 설루션을 완비했다는 게 SK에코플랜트 설명이다.

중국은 2022년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료 기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빠른 만큼 전기차 폐배터리 물량도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곳이다.

▮ 중국산 리튬 의존도 낮추기

다른 한편으로 국내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병행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데 가장 많이 들어가는 소재는 리튬이다. 중국산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중국산 비중을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원산지 다각화에 나서는 한편 폐배터리 재활용을 추진한다. 포스코그룹이 이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 포스콜홀딩스는 해외와 연계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과 관련, 올해 초 폴란드 폐배터리 상공정 공장인 PLSC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SK온은 폐배터리 유망 기업 발굴에 나섰다. 이 회사는 하나증권,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 함께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구축과 확장을 위한 MOU를 지난달 말 체결했다. 세 회사는 이차전치 정보 교환, 유망기업 발굴,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 추진에서 협업하기로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도전장을 던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25일 국내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스타트업인 알디솔루션과 약 45억 원 규모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알디솔루션은 폐배터리에서 리튬·니켈·코발트 등 고순도의 유가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중저온 방식의 고효율 건식 공정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게 코오롱인더스트리 설명이다. 이 기술은 파쇄 과정을 거치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다.

▮ 국내 생태계 구축도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는 경북 포항에서 세계 최초로 이차전지 산업생태계를 구축했다. 계열사인 에코프로CnG가 폐배터리 재활용에 나선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GS글로벌은 지난달 4일 폐배터리 활용 및 재처리 등 그린모빌리티(친환경 이동 수단) 사업 전반에서 협력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GS글로벌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택시 보급과 전동바이크 사업 등으로 배터리 관리·폐배터리 활용 설루션이 필요하다. 두 회사는 폐배터리 활용과 재처리 분야에서 협력해 자원순환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과 관련해 국내 지방자치단체들도 깊은 관심을 나타낸다. 강원도 동해시는 양극재 종류, 특징, 제조 공정, 기술개발 동향, 기업별 기술, 공급망 분석을 통해 폐배터리 산업 국비 공모 등 정부 정책과 연계하고 기업 유치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영향으로 세계 각국이 전기자동차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사용 연한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2050년이면 폐배터리 산업 시장 규모는 600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정한다. 이차전지 소재 가운데 양극재가 배터리 원가 비중의 52%를 차지한다.

배터리 시장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때문에 “핵심 원자재 다변화와 폐배터리 재활용 전략이 향후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EU의 핵심원자재법은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EU의 전략 원자재 소비량의 65% 이상을 특정한 제3 국에서 수입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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