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혔다는데 왜 난 돈이 없지?"..여전히 가벼운 지갑

이창훈 2023. 5. 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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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물가는 둔화세 유지할 것"(추경호 부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속 강조해온 전망이 현실화됐음에도 소비자들의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에 6.3%로 고점을 찍은데 이어,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1월에 5.2%로 다시 깜짝 반등하며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 같던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3% 대로 진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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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혀간다는데 서민은 여전히 고물가
휘발유 등 에너지값 위주 둔화 체감 낮아
외식물가 7%대지만 추가상승 여지 높아
외식물가가 8%까지 치솟으며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서 한 시민이 도시락을 구매해 이동하고 있다. 2022.7.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물가는 둔화세 유지할 것"(추경호 부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속 강조해온 전망이 현실화됐음에도 소비자들의 부담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3%대로 하락한 물가의 체감도가 낮아서다. 물가 급등 시기에 느꼈던 고통만큼 물가 둔화세에 느껴지는 완화감이 따라주지 못하며 둔화세가 '착시효과'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3.7%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7월에 6.3%로 고점을 찍은데 이어,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1월에 5.2%로 다시 깜짝 반등하며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 같던 물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3% 대로 진입한 것이다. 연말 정도에 3% 초반을 예상하던 정부보다 이른 시점에 뚜렷한 둔화세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양파 가격이 전년동월비 51.7%가 올랐고, 개인서비스 6.1%, 외식물가 7.6% 등 일상에 밀접한 부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심리의 가늠자로 볼 수 있는 근원물가와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소비자물가와 달리 4%대에 머무르고 있다.

물가 둔화세를 견인하는 가장 큰 요인이 에너지 가격 하락에 기인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월비 16.4% 급락하며 둔화세에 0.9%p 기여했다. 지난해의 '에너지 대란'에 대한 기저효과가 깊게 작용한 셈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에 덜 민감한 유럽과 미국은 우리나라만큼 큼 둔화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미국 5%, 독일 7.8%, 영국 10.1% 등으로 아직 금리와 물가의 싸움이 한창이다.

한국은행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쉽게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수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에너지 가격이 둔화세에 기여한 만큼, 쉽게 증가세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OPEC+ 감산과 중국발 석유 수요가 물리며 석유류 가격 상승이 예상되며, 아직 금리로 조이고 있는 물가를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3일(현지시간) 다시 한 번 0.25%p 금리 인상을 결정하며 금리 역전폭도 커졌다. 에너지 가격에 더해 금리 역전폭이 달러 강세를 야기하며, 수입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주도한 둔화세가 뒤집히면 더 큰 상승이 유도될 리스크도 존재한다. 서민 부담을 이유로 계속해서 미루고 있는 생활 요금 인상도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7%대인 외식물가의 추가인상 여지는 높다. 정부가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연일 전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이를 계속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21일 커피 햄버거 치킨 등 외식업체 및 유관단체를 만나 가격인상 자제를 요청했다.

식품업계는 생수·아이스크림·주류업계가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계획을 미뤘다. 하지만 외식업계가 상황이 다르다. 식품업계와 달리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인건비 임대료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무조건 인상자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인상도 여름철 '냉방비 폭탄'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그래픽] 소비자물가 추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zeroground@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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