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백화점이 대규모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 까닭은
해외 명품 강화에 색다른 콘텐츠 주목
고물가시대 소비심리 위축 정면 돌파
롯데·신세계·현대 등 ‘빅3’ 백화점이 명품관 대규모 리뉴얼 공사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완화로 하늘길이 열려도 큰손인 명품 고객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천억원을 들여 새 단장에 나섰다.
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빅3’ 백화점이 올해를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원년으로 삼고 기존 매장 리뉴얼을 비롯해 신규점 추진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품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신규점과 기존점 리뉴얼 등에 총 5868억원을 투자한다. 서울 소공동 본점 에르메스 매장을 복층 형태로 재단장 중인 신세계는 이달 강남점에 시계 브랜드 오데마피게를 입점시키는 등 남성 패션관을 정비하고 8층 영패션관과 스포츠 매장도 리뉴얼해 오는 7월 새롭게 문을 연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본점과 강남점에 톰브라운 여성, 베르사체 등을 신규 유치했다. 대전 신세계에는 펜디, 불가리, 디올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본점 옆 옛 제일은행 건물도 리모델링을 통한 명품 브랜드를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면서 “광주 신세계와 수서역 환승센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대치동 한티역에 있는 강남점을 리뉴얼하는 등 3889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쇼핑 1번지’라는 롯데 자존심에 걸맞게 명품은 물론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는 신세계 강남점이 지난해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전국 1등 백화점으로 부상하자 강남점 지하 식품관을 리뉴얼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원점 역시 신세계 스타필드가 인근에 들어서는 만큼 하반기에는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강하고 인테리어 고급화에도 나선다.
롯데 관계자는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도 식음료 중심으로 재단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쇼핑 중심의 기존 백화점과 달리 색다른 콘텐츠로 고객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압구정 본점과 판교점 등 새 단장에 2600억원을 들인다. 지난 3월 문을 연 판교점의 경우 경기권 최대 수준의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갖춘 만큼 올해도 수입 브랜드를 확대한다. 이달 안에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블랑팡과 영국 주얼리 브랜드 그라프 등을 입점시키고, 상반기 중 국내 최대 규모의 디올 여성 부티크도 오픈한다. 무역센터점에는 이달 중 프랑스 브랜드 부쉐론을 들이고 압구정 본점은 연내에 지하 식품관을 리뉴얼한다.
‘빅3’ 백화점이 오프라인 매장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시장 중심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고물가·고금리 시대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도 백화점들이 변화에 나서는 이유다.
또 지난해에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명품을 중심으로 백화점 업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해외여행 증가로 명품 소비가 면세점 등으로 옮겨갈 경우 성장세가 주춤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오프라인 중심의 백화점도 위기감이 커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명품 브랜드 확대와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통해 경쟁적으로 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까닭이 여기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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