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박서준 "홍대처럼 열등감 느낀 순간? 당연히 있었죠"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지금은 마블까지 진출한 월드와이드 스타가 됐지만 그런 박서준에게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남에게 열등감을 느끼던 순간이 있었다. 그때 무너지지 않고 일부러 도전하는 선택을 거듭했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그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제작 옥토버시네마)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집이 없는 홈리스들과 함께 감독으로 월드컵에 나가게 된 홍대 역을 맡은 박서준은 "이병헌 감독님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감독님과 오랫동안 합을 맞춘 스태프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합류 계기를 밝히면서 "직접 경험해 보니 감독님만의 리듬이 확실히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너무 갇힌 마음으로 임하면 받아들일 수 없겠다고 느껴져 유연한 사고를 가지려 노력했고, 이것 또한 내가 잘 가져가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이 특유의 리듬에 가까워지려 했다"라고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을 덧붙였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홈리스 월드컵 소재에 대해선 "처음엔 나 역시 몰랐다. 또 평소 일반적인 풋살이나 축구에 익숙했던 나로선 홈리스 월드컵의 룰이 의문스럽기도 했다. 다섯 명이 출전하는 데 수비를 한 명만 한다는 게 편파적이지 않나 싶었는데, 취지를 듣고 아차 싶더라. 여기에 있는 분들이 어떻게 보면 다 각자 피치 못할 사정으로 낙오가 된 사람인데 골을 넣을 기회를 줌으로써 '당신도 살아갈 수 있다'라는 희망을 주는 취지더라. 거기에 마음이 갔다. 더불어 홈리스 분들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분명 홈리스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은 없을 텐데 나도 모르게 선입견 같은 게 있었더라. 그런 것들이 '드림'을 통해 완전히 깨졌고, 홈리스 월드컵의 취지를 알고 더 열의를 다해 응원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서준이 연기한 홍대는 아무리 노력해도 넘지 못하는 라이벌 성찬(강하늘)에 대한 열등감을 늘 품고 있는 인물. 때문에 극 초반에 축구 선수로서 절대 해선 안 될 일을 범하기도 한다.
박서준은 이런 홍대에 공감한 순간은 없었냐는 물음에 "당연히 나도 열등감을 느끼던 순간이 있었고 콤플렉스도 있었다"라고 답했다. 데뷔 시절, 계속된 오디션 탈락으로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마음에 품게 됐고 "심적으로 바닥까지 가보기도 했다"고.
하지만 박서준은 좌절하기보단 매번의 실패를 기회로 삼았단다. 박서준은 "물론 힘들었지만 열등감과 콤플렉스, 그리고 실패를 이겨내면 더 큰 발전이 있다 생각했다. 그걸 오히려 좋은 무기라 생각하고 일부러 도전하는 길을 택했다. 역경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게 내 장점이라는 걸 객관적으로 잘 알았기 때문에 계속 스스로를 구석에 몰아놨다. 멀찍이 떨어져 고민만 하면 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지 않냐. 그러지 않기 위해 더 '뭐라도 해보자, 부딪혀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렇게 도전하는 삶을 이어온 덕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이태원 클라쓰' 등으로 흥행 불패 배우로 거듭난 것은 물론, '더 마블스'를 통해 해외 진출까지 성공한 박서준이다.
그런 박서준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박서준은 "데뷔할 때 목표는 딱 하나 밖에 없었다. '작품을 많이 하는 배우'. 그 뒤로 10년이 조금 지났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이 목표를 이루게 됐다. 오히려 거절하는 게 더 어려운 것이라는 걸 배우게 된 시기였다. 그 뒤의 목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어떤 상황이 펼쳐지건 도전하는 선택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 연기를 평생 할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팬분들이 보고 싶어하는 새로운 모습들에 계속 도전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더불어 "사람으로서는 모든 걸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사림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인 박서준은 "옛날엔 분노하거나 화도 냈었던 것 같은데 결국 그게 내 얼굴에 침 뱉기더라. 특히 들어오는 비판이나 비난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려 하면 화가 많이 났는데, 예전엔 이 화가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행위라는 걸 몰랐다. 그러다 주인공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나란 사람의 성장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됐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앞으로도 이런 분노를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는 성장한 인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어썸이엔티]
드림 | 박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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