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급 위성 발사체 ‘첫 데뷔’ 누리호 3차 발사 초읽기

이인희 2023. 5. 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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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총조립동에 누리호 1, 2단이 결합된 채 보관돼 있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3차 발사는 지난 1, 2차 발사와 달리 실제 우주궤도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실용급 위성을 함께 실어 발사한다는 점에서 실용급 위성 발사체로서의 첫 ‘데뷔전’이다. 앞선 1, 2차 발사 성공을 통해 확보한 자력 발사체 기술의 신뢰도를 확보함과 동시에 민간 체계종합기업이 전 과정에 참여, 우리나라 민간 우주산업 활성화 신호탄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도전이다.

◇이제는 실전...실용급 위성 탑재 첫 발사

누리호 3차 발사는 오는 24일 오후 6시 24분으로 예정돼 있다. 앞선 발사는 엔진 추력 등 발사 능력 자체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비행’ 성격이었지만 이번 발사는 실전이다. 이번 3차 발사에는 누리호에 총 8기의 실용급 위성이 탑재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제작한 실용급 위성은 외국 발사체를 활용해 우주 임무궤도에 투입됐으나 자력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발사체로 위성 다수를 동시에 쏘아 올리는 것은 첫 시도다.

위성 투입을 목적으로 한 발사라는 점에서 앞선 발사와 달리 발사 고도 또한 달라진다. 지난 2차 발사 당시 발사 고도였던 700㎞를 550㎞로 낮추고 복잡한 위성 분리 과정이 수행된다.

지난 2차 발사 당시 총 두 차례의 위성 분리 과정과 달리 이번엔 이륙 783초 후 주탑재위성 분리 과정을 거치고, 이후 20초 단위로 7개 부탑재위성을 분리한다.

이 과정은 각 위성이 목표 궤도까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안착할 수 있도록 연속적으로 보내는 고난도 임무에 속한다. 이에 따라 이번 3차 발사 총 비행시간 또한 1138초로 늘어났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들이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 입고된 도요샛 위성에 대한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중이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8기 위성 임무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2)와 7기의 큐브위성이 실린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근 지구궤도 우주방사선 관측을 비롯해 국산화한 위성 핵심 기술 4종에 대한 우주 환경 검증 임무를 수행한다.

큐브위성으로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우주 날씨 관측 위성 도요샛이 탑재된다. 총 4기로 이뤄진 도요샛은 편대비행을 통해 근 지구 우주 날씨 변화를 동시 관측하는 역할이다. 편대비행은 2기 이상 위성 간 상대 거리와 궤도 형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로 최근 군집위성을 이용한 관측 임무가 중요해지는 추세에 따라 궤도 제어 기술력을 시험하는 기회가 된다.

민간기업인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 또한 우주 환경에서 우주 방사능 측정, 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실증 등을 수행한다.

이들 위성은 지난 1∼3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내 위성보관동에 모두 입고됐다. 마지막 성능 점검을 마치고 발사 2주 전까지 누리호 3단부 위성보호 덮개인 페어링 내부에 장착될 예정이다. 발사 후 가장 먼저 궤도에서 분리되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3단 맨 윗부분에 장착되며, 그 아래 양 옆으로 큐브위성 7기가 탑재된다.

◇체계종합기업 통한 민간 우주산업 청사진

이번 3차 발사에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발사체 산업생태계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지난해 10월 선정 이후 누리호 3차 발사 제작 총괄 관리, 발사 공동 운용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기술 및 노하우를 이전받게 되며 이는 이번 발사가 독자 개발한 발사체 핵심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함으로써 ‘뉴 스페이스’ 시대를 촉진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후 앞으로 예정된 4차 발사부터는 발사 운용 관련 기술 습득 진척 상황을 고려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참여 범위가 점차 확대된다. 6차 발사에서는 발사책임자(MD), 발사운용책임자(LD) 및 발사관제센터(LCC) 일부 콘솔을 제외하고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지난 3일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3차 발사전 현장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많은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아직 누리호 비행은 3번째에 불과하다”며 “3차 발사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정책연구관은 “누리호 3차 발사는 실용급 위성 발사, 체계종합기업 참여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과정“이라며 “우리나라 독자 우주 수송 수단인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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