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역 잇따른 총기 난사…‘책가방 착용’ 금지 고육책도 등장
9명 사망·최소 7명 다쳐
미시간주에선 “책가방 반입 불가” 조처도
미국 전역에서 6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잇달아 발생해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일부 지역에선 총격 사건 방지를 위해 학생들의 책가방 착용을 금지하는 웃지 못할 고육책까지 등장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6분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외곽 소도시 앨런의 한 아웃렛 매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9명이 죽고 최소 7명이 다쳤다. 미 당국은 부상자가 5세 어린이부터 61세 중년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조나단 보이스 앨런 소방서장은 “개인 차량으로 이동한 사람들까지 집계하면 더 많은 부상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하비 앨런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총기 난사 사건과 관련 없는 임무를 수행하던 경찰관이 총성을 듣고 달려가 범인을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하비 서장은 순찰차 30여 대를 출동 시켜 공범 수색 작전을 진행했지만, 단독 범행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용의자 신원과 범행 동기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건이 일어난 아웃렛엔 약 120개 매장이 입점해 있고, 주말을 맞아 수많은 쇼핑객이 몰려들어 피해가 컸다고 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엔 총성이 들리자 건물 밖으로 뛰쳐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다수 공유됐다. 16살 딸과 쇼핑몰에서 식사하고 있던 제프리 키튼은 NYT에 “딸을 보호하기 위해 계산대 아래 숨기고 상황을 살폈다”며 “탈출 과정에서 총에 맞은 시신을 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텍사스주에선 또 다른 총격 사건으로 16세 남학생 1명이 숨졌다. 휴스턴의 한 주택가에서 열린 고등학교 졸업 파티 도중 총성이 울렸는데, 경찰은 사망한 남학생과 파티에 참석한 여학생 아버지가 파티 시작 전 언쟁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두 사람이 동시에 총을 꺼내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고 설명했다. 여학생 아버지는 경찰 조사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치코에서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건 발생 장소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인근 아파트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남녀 여러 명이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이 사건으로 17세 여성이 숨지고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범인 체포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총기 난사 참사가 끊이질 않자 미시간주 플린트시는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책가방을 들고 등교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처를 내렸다. NYT는 “도시락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핸드백은 가능하지만, 그보다 큰 가방은 반입이 불가하다”고 보도했다. 케블린 존스 플린트시 공립학교장은 “총기를 분해하면 학생들이 쉽게 책가방에 숨겨 들어올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책가방 소지를 금지하고 안전요원 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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