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3세 대관식] 왕위에 오른 찰스 3세, 해쳐가야할 과제 산적

민서연 기자 2023. 5. 7.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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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가 된 찰스 3세에게 적지 않은 과제가 쌓여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0년 전 어머니 엘리자베스 즉위 때와 다르게 군주제 폐지 여론과 떨어지는 지지율 속에서 왕실의 존재 의의를 재정의해야하고, 브렉시트 이후 분열된 영국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문이다.

'인기 없는 주인공'인 찰스 3세에게 군주제에 대한 영국인들의 지지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은 큰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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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새 군주가 된 찰스 3세에게 적지 않은 과제가 쌓여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0년 전 어머니 엘리자베스 즉위 때와 다르게 군주제 폐지 여론과 떨어지는 지지율 속에서 왕실의 존재 의의를 재정의해야하고, 브렉시트 이후 분열된 영국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문이다. 또한 아들 해리 왕자와의 갈등 등 왕실 가족 문제도 있다.

7일(현지 시각)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대관식이 군주제를 현대적으로 다듬어 그 지속성을 제시하고, 왕실을 둘러싼 서사를 재구성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찰스 3세를 단순한 지도자가 아니라 주인공으로 소개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주변 인물로 살아온 그에게 쉽지 않은 주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찰스 3세의 대관식. /연합뉴스

찰스 3세는 수십년간 국제적 유명인사였지만 대부분은 그가 아니라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나 아내였던 다이애나빈, 혹은 윌리엄 왕세자와 해리 왕자 등 아들들이 이야기의 중심이 돼왔다는 것이다. 특히 여왕과 비교하면 찰스 3세의 입지는 아직 초라하기만 하다. 여왕은 폭넓은 인기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영국을 상징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며 영국인을 묶어주는 접착제 역할을 해왔다.

NYT는 찰스 3세도 세계적인 유명인으로서 언론을 통해 진지한 이미지를 쌓아왔으나 어머니와 달리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대중의 애정이나 인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그럴만한 시간도 없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인기 없는 주인공’인 찰스 3세에게 군주제에 대한 영국인들의 지지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은 큰 고민거리다. CNN방송이 여론조사 기업 사반타와 18세 이상 영국 성인 2천93명을 설문해 5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인 36%가 왕실 가족에 대한 의견이 10년 전보다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왕으로서 인기도 찰스 3세는 어머니에게 한참 뒤진다. 유고브 조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말년에도 7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던 데 비해 찰스 3세 지지율은 집권 초기 3개월간 55%에 그쳤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전했다. 어머니와 같은 카리스마와 인기도 없고, 왕실 지지율은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찰스 3세는 달라진 세상에 걸맞은 왕실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찰스 3세의 대관식. /연합뉴스

국제적으로는 과거 제국주의 식민 지배 시절의 과오를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자메이카, 앤티가 바부다, 바하마, 벨리즈 등 영연방 12개 국가의 원주민 지도자들은 대관식 전날인 4일 찰스 3세에게 서한을 보내 식민 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왕실 재산을 이용한 배상을 촉구했다.

더힐은 찰스 3세가 피비린내 나는 제국주의 역사에 대해 사과한 최초의 영국 군주가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사과하더라도 직접 나서기보다는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 의견을 인용했다.

분열된 영국인들을 아우르는 것도 중요 과제다. 스코틀랜드는 집권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독립을 계속 추진한다는 입장이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북아일랜드도 영국에서 독립해 하나의 아일랜드로 통합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왕실 가족 내 끊임없는 잡음도 다스려야 한다. 왕세자 시절 다이애나빈과의 이혼 과정에 이미 왕실 이미지에 크게 먹칠을 한 찰스 3세는 차남 해리 왕자와의 갈등이나 동생 앤드루 왕자의 성 추문 의혹 등 골칫거리를 안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군주제가 현대 민주주의에 걸맞지 않다고 보는 21세기 영국 시민들에게 왕실이 시대착오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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