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 비상권한으로 대만에 무기 지원”…중국 “화약통 만들려 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때 사용했던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이용해 대만에 무기를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미국이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려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정부가 비상시 대통령이 의회 동의없이 사용할 수 있는 PDA를 발동해 대만에 5억달러(약 6635억원) 상당의 무기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PDA는 비상시 정부가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고 미국의 무기와 군사 장비 재고를 활용해 다른 나라에 대해 신속한 안보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이다. 미국은 이 권한을 이용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35차례 이상 무기 등을 지원한 바 있다.
PDA를 활용하면 제3국에 무기를 지원할 때 생산 및 의회 승인 절차 등 없이 재고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신속한 무기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 앞서 미 의회는 국방수권법을 통해 올해 국방 예산에서 10억달러(약 1조3270억원)의 대만 안보 지원 예산을 승인했다. 정부가 처음 PDA를 발동해 이 가운데 일부를 집행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 대만에 지원할 구체적인 무기의 종류나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PDA를 활용한 대만 무기 지원 계획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이 실제 대통령 비상 권한인 PDA를 이용해 대만에 무기를 지원할 경우 중국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중국 관영매체는 관련 보도 직후 전문가들을 동원해 “미국이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본토 분석가들은 미국이 PDA를 사용해 대만에 무기를 보내면 대만은 더욱 화약통으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한다”며 “이런 도발적 움직임은 대만을 볼모로 삼아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쑹중핑(宋中平)은 이 매체에 “미국은 소위 인도·태평양전략을 통해 중국을 억제하고 갈등을 조성할 효과적인 방법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대만해협을 건너 서로 싸우도록 만드는 것이 미국이 패권적이고 반중국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에 무기를 보낼수록 집권 민진당 당국은 더 큰 환상을 갖게 되고 중국 본토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드는 것으로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 25개 방산업체 대표들의 대만 방문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무기상들이 대만으로 몰려간 것은 미국이 대만을 화약통으로 만들고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미국이 대만과의 군사 연계와 무기 판매를 중단하고 대만해협 정세의 긴장 요인을 조성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외부세력은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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