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초토화 시키는 메뚜기떼, 메뚜기로 막는법 찾았다
동족의 공격 막는 페로몬 차단
군집서 잡아먹히는 비율 급증
獨연구진, 사이언스誌에 발표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메뚜기 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자연재해에 버금가는 피해를 준다. 성경에 열 가지 재앙 중 하나로 기록돼 있을 정도다. 과학자들이 메뚜기가 서로 공격해 메뚜기 떼의 피해를 막는 방법을 발견했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연구진은 지난 4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메뚜기가 군집을 이룰 때 다른 메뚜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페로몬(화학물질)을 찾았다”라고 밝혔다. 이 화학물질을 못 내뿜게 유전자를 조작해 메뚜기가 서로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뚜깃과에 속하는 풀무치(Locusta migratoria)는 일정 지역 내에서 소수일 때는 비교적 적은 양을 먹는다. 하지만 먹이가 많은 특정 환경에서 개체 밀도가 높아지면 식욕이 왕성해지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이때 서로를 먹는 행동도 증가한다.
연구진은 메뚜기가 단독으로 있을 때와 군집 생활을 할 때 내뿜는 냄새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군집을 이룰 때만 나오는 17종의 향을 찾았다. 그중 페닐아세토나이트릴(PAN)은 다른 메뚜기의 동족 공격 행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를 잡아먹지 말라’라는 신호를 보내 메뚜기 떼가 유지되는 것이다. 또 연구진은 메뚜기의 후각 수용체 140개 가운데 PAN을 인식하는 수용체 ‘OR70a’를 찾았다.
연구진은 유전자를 편집해 PAN을 생산할 수 없는 메뚜기를 만들었다. 야생 메뚜기 100마리만 풀어놓은 우리에서는 5% 미만이 다른 메뚜기에게 먹혔지만 PAN을 생산하지 못하게 된 메뚜기만 있는 우리에서는 잡아 먹히는 비율이 30%로 늘었다. 또 일반 메뚜기 50마리가 있는 곳에 유전자를 조작한 메뚜기를 넣자 PAN을 내뿜지 않은 메뚜기가 더 많이 공격받으며 잡아먹혔다. OR70a 수용체가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 변형 메뚜기도 다른 개체를 잡아먹는 비율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를 활용하면 살충제 없이도 메뚜기 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AN의 생성이나 수용체 기능을 억제하는 메뚜기로 메뚜기 개체 수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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