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 나타난 가성 소다, 헤어펌 완성하다!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295)

19세기 펌 광고. 출처=위키피디아(http://ko.wikipedia.org/wiki)

 
가성 소다가 없었다면 지금의 헤어펌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사실, 아셨나요? 

멋진 웨이브 스타일로 분위기를 확 변신시켜주는 헤어펌! 어떻게 탄생했는지부터 컬이 만들어지는 화학적 원리는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헤어펌의 탄생!

지금의 헤어펌은 무려 100년 전에 발명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머리를 손질하는 인두와 아이롱이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안전하면서 사용하기 편리한 헤어세팅 기구를 활용해 인류는 다양한 웨이브 헤어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게 됐지요. 다만 아이롱은 물과 열로 머리카락 케라틴의 모양만 임시방편으로 바꿔놓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19세기 펌 광고. 출처=위키피디아(http://ko.wikipedia.org/wiki)

 
영구적인 웨이브를 연출할 수 있게 된 것은 카를 네슬러(Karl Nessler)라는 독일인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만든 뒤 열을 이용해 다양한 형태로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고안하면서부터입니다. 네슬러는 머리카락 케라틴의 성질을 바꿔 부드럽게 만든 뒤 형태를 고정한다면, 모양을 바꿀 수 있다고 추정했는데요. 이러한 이론으로 네슬러는 펌을 위한 약품과 열처리 기계 개발에 착수했고, 무려 10년의 세월을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연구 끝에 네슬러는 가성 소다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알아내죠. 세계 최초의 펌제는 이렇게 탄생합니다. 

미국에 이민한 네슬러는 뉴욕에 헤어샵을 열고 펌 사업으로 엄청난 부를 획득하였는데요. 미국 곳곳에 분점을 낼 정도로 붐이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이후로도 헤어펌의 기술은 날로 발전해서 지금에 이릅니다. 지금의 펌 기술의 기본은 네슬러로부터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답니다.

◆가성 소다와 헤어펌의 화학적 원리

가성 소다의 분자 모형. 출처=위키피디아(http://ko.wikipedia.org/wiki)

 
가성 소다는 화학 용어로 ‘수산화나트륨’이라고 부릅니다. 아주 대표적인 알칼리 물질로, 흰색의 반투명한 결정을 이루고 있지요. 

가성 소다는 탄산소다 수용액에 석회수를 넣어 끓이거나 식염의 수용액을 전기로 분해하면 얻을 수 있답니다. 수산화나트륨은 공기 중 수분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데요. 수분을 흡수해 녹아버리기도 하고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탄산나트륨이 되기도 합니다. 물에 녹으면, 수산화 이온(OH-)을 배출하며 강한 알칼리성을 띠는데요. 단백질을 녹이는 염기성의 특징으로 비누나 세제 등에 쓰입니다.   

가성 소다. 출처=위키피디아(http://ko.wikipedia.org/wiki)

 
단백질을 녹이는 성분을 지닌 가성 소다는 역시 단백질로 구성된 머리카락의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답니다. 가성 소다 펌제를 처음 고안한 네슬러도 머리카락의 케라틴 다발을 부풀게 만든다면 웨이브를 더욱 오래 지속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는데요. 

가성 소다가 어떻게 머리카락의 구조를 변화시키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교 형태 섬유 조직. 출처=브리태니커 백과사전(http://global.britannica.com/EBchecked)

 
그물 형태로 얼기설기 연결된 모양을 가교(cross-linking)라고 하는데, 머리카락의 케라틴은 이 형태를 띠고 있답니다.

가교 형태의 고분자는 일반적인 용매에는 잘 녹지 않습니다. 용매가 가교된 분자 결합 사이사이에 들어가 부풀어 오르면 이것을 '팽윤’(swelling)이라고 부르지요. 머리카락이 팽윤 됐다는 것은 부풀어 올라 부드러워지면서 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성 소다는 케라틴의 구조 일부를 끊어버립니다. 견고한 가교 형태의 구조가 사라지면서 머리카락은 부드러운 형태(팽윤 현상)가 됩니다.

원하는 모양으로 변형시킨 머리카락에 과산화수소와 같은 산화제를 활용해 끊어진 케라틴 구조를 이어주면, 머리카락이 구불구불한 상태에서 단백질 구조가 이어졌기 때문에 웨이브가 계속 유지되는 것이죠

◆헤어펌이 ‘시술’인 이유는?

 
한 뷰티 칼럼니스트는 헤어펌을 일컬어 ‘수술과 같다’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피부 조직을 절개하고 내부 기관에 의학적인 처리를 한 뒤 조직을 다시 봉합하는 수술의 원리가 케라틴 구조를 깨고 열처리를 한 뒤 다시 그 구조를 되돌리는 헤어 펌의 화학적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헤어펌 시술’이라는 말은 전혀 어색하지 않은 표현인 것 같네요. 

 
우리의 스타일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웨이브 헤어 스타일. 평소 즐겨하던 헤어펌에도 이런 놀라운 화학작용이 숨겨져 있었는데요.

그 바탕에 한화솔루션에서도 생산하고 있는 가성 소다가 주역이라고 하니 더욱 신기합니다. 

한화솔루션 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