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는 바코의 시선]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챔피언결정전 7차전, 기세 올린 KGC인삼공사
KGC인삼공사가 기분 좋은 6차전 역전승을 바탕으로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6차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안양 KGC인삼공사가 7일 오후 6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을 치른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7차전 선순위 팀의 승률은 80%(4/5)다.
5차전까지 2승 3패로 몰렸던 KGC인삼공사는 6차전 3쿼터까지 패색 짙었다. 3쿼터 종료 55초 전까지 15점 차까지 밀렸기 때문.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머무르는 듯했다.
그러나 4쿼터에 대 반격했던 KGC인삼공사였다. 핵심은 대릴 먼로(197cm, F)의 투입. 먼로는 4쿼터에만 10점 5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SK를 초토화했다. 3점슛 1개를 포함한 야투 4개와 자유투 1개까지 모조리 성공했다.
변준형(185cm, G)도 먼로 투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3쿼터까지 5점에 머물렀던 변준형은 4쿼터에만 10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KGC인삼공사는 먼로-변준형에 이어 오세근(200cm, C)과 렌즈 아반도(188cm, G) 득점까지 더해 4쿼터에만 30점을 몰아넣었다.
반면, SK가 우승 9부 능선에서 넘어졌다. 핵심 선수들의 체력을 끝까지 짜냈지만, 기세와 체력을 모두 잃은 채 7차전에 나선다.
김선형(187cm, G)과 자밀 워니(200cm, C)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SK를 이끌었다. 김선형은 플레이오프 12경기 평균 15.2점 3.4리바운드 7.9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하고 있고, 워니도 플레이오프 12경기 평균 23.8점 11.8리바운드 2.3어시스트 1.2스틸 0.8블록슛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김선형과 워니도 사람이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퐁당퐁당 경기력으로 SK를 웃고 울렸다.
다행히 허일영(195cm, F), 최성원(184cm, G), 최부경(200cm, F), 오재현(186cm, G)이 번갈아 원투펀치를 도와주고 있다. 7차전에서 이들의 활약이 절실한 SK다.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챔피언결정전 7차전을 어떻게 바라보나?
손동환(이하 손) : 기세는 분명 KGC인삼공사다. 15점 차로 밀리고 있던 경기를 역전했고, 마지막 경기 또한 안방에서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이 원했던 3점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역전 중에 SK의 지친 기색을 봤다. 그래서 KGC인삼공사는 더 사기를 얻을 수 있다.
SK는 주축 자원의 체력을 너무 소진했다. 이해는 할 수 있다. 잡아야 하는 경기였고, 잡을 수 있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너무 많은 걸 잃었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 모든 걸 쏟아야 하는 SK다.
박종호(이하 박) : 접전 끝에 7차전까지 온 챔피언결정전이다. 두 팀 모두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정신력이 승부를 가를 것이다.
그럼에도 KGC인삼공사의 근소 우위로 본다.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체력과 기세를 뽑고 싶다. SK는 김선형과 워니의 팀이다. 다른 선수들이 분전하고 있지만, 기둥은 계속 두 선수였다. 반대로 KGC인삼공사는 특정 선수가 아닌 여러 선수의 활약으로 여기까지 왔다. 두 팀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은 확실하다. 다만 서로를 더 많이 지탱할 수 있는 KGC인삼공사가 조금은 유리할 것이다.
기세 싸움에서도 KGC인삼공사가 더 유리하다. 4차전과 5차전을 내줬지만, 6차전을 잡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4쿼터 보여준 경기력은 시리즈의 행방을 바꾸기 충분했다. 동시에, 홈에서 치르는 경기다.
방성진(이하 방) : KGC인삼공사가 험난했던 6차전을 극복했다. 15점 차 열세를 4쿼터에 뒤집은 것은 7차전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상식 감독은 먼로를 비롯한 4쿼터 라인업을 10분 내내 가동했다. 전희철 SK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할 거다. '역전의 명수'로 꼽히는 SK뿐만 아니라 KGC인삼공사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8:2 정도로 유리해졌다.
SK는 정말 뼈아픈 6차전 패배를 극복해야 한다. 6차전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짜냈다. 그만큼 충격도 두 배다. 한 가지 고무적인 점은 있다. 워니가 챔피언결정전 최다 득점(31점)을 올렸다는 점이다. 10-30으로 크게 밀렸던 6차전 4쿼터에도 6점을 올렸다. 김선형과 워니는 분명 지쳤겠지만, 완전히 탈진한 것은 아니다.
Q. 챔피언결정전 7차전 핵심 매치업은?
손 : KGC인삼공사는 6차전을 통해 ‘오마리 스펠맨-대릴 먼로’ 이원화 체제를 더 공고히 했고, SK는 자밀 워니에게 많은 힘을 실었다. KGC인삼공사의 전략이 결과적으로 성공했고, SK는 혼란만 안게 됐다.
KGC인삼공사는 스펠맨과 먼로를 더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 물론, SK의 수비 변화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6차전에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김상식 감독도 수 싸움을 한결 편하게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SK가 이원화 체제를 바라보지만 않을 것이다. 더 많은 수비 변화로 KGC인삼공사의 체제를 흔들 것이다. 전제 조건이 있다. 자밀 워니가 어느 외국 선수를 상대로도 지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박 : 먼로와 워니를 뽑고 싶다. 그동안은 스펠맨과 워니의 대결을 뽑았다. 하지만 먼로의 활약도 엄청나다. 지난 경기에서 KGC인삼공사가 4쿼터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스펠맨이 아니라 먼로다. 또한, 먼로는 베테랑이다. 스펠맨뿐만 아니라 KGC인삼공사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다. 큰 경기에서는 베테랑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먼로를 뽑고 싶다. 반대로 워니는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먼로에 밀리면 안 된다. 워니는 언제나 잘했기에 큰 걱정은 없다.
방 : 시리즈 처음으로 돌아가서 변준형-스펠맨과 김선형-워니를 고르겠다. 변준형과 스펠맨은 플레이오프 내내 오르락내리락 경기력을 보인다. 2022~2023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그들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7차전에서 활약한다고 해서 지난 경기들의 기록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7차전에서 활약하면 그만(?)이다.
김선형과 워니의 2022~2023시즌은 무시무시했다. 특히 정규리그 막판부터 4강 플레이오프까지 활약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여정이 너무 길었을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삐걱거리기도 했다.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도 김선형과 워니의 활약은 SK에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Q.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 활약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면?
손 : KGC인삼공사는 6차전에 많은 걸 얻었다. 그 중 하나가 변준형의 활약이다. 변준형은 4쿼터에만 10점(2점 : 1/1, 3점 : 2/5, 자유투 : 4/4) 2어시스트 2리바운드로 4쿼터를 뒤집었다. 변준형의 외곽 화력이 7차전에서도 터진다면, KGC인삼공사와 변준형 모두 2022~2023시즌을 행복하게 마칠 것이다.
워니도 워니지만, 김선형의 4쿼터 지배력이 6차전에서 떨어졌다. 6차전을 역전패했기에, 김선형의 힘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선형은 힘을 내야 한다. 김선형마저 활력을 잃는다면, SK의 플레이오프 여정이 허무하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 KGC인삼공사에서는 변준형과 아반도를 뽑고 싶다. 오세근은 1차전부터 6차전까지 가장 꾸준했다. 변준형은 지난 몇 경기 부진했지만, 5차전 그리고 6차전을 통해 감을 잡았다. 반대로 아반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날카로움을 잊어버렸다. KGC인삼공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준형이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이끌어야 하고 아반도가 이를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이 둘의 백코트 조합은 SK를 괴롭힐 좋은 카드다.
SK에서는 김선형을 뽑고 싶다. 체력적으로 크게 힘든 상황이다. 특히 김선형은 지난 6차전 4쿼터에서 지친 모습을 보였다. 이는 SK가 역전패를 당한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김선형이 터지지 않는다면 SK의 우승 가능성은 현저하게 떨어질 것이다.
방 :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가져올 마지막 퍼즐은 문성곤(196cm, F)이다. 문성곤은 챔피언결정전 6경기에서 평균 3점 3.3리바운드 2.5어시스트 0.3블록슛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문성곤의 가치를 기록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평균 31분 22초를 뛰는 선수의 기록으로서는 충분하지 않다. 또, 충분히 10점 가까이 기록하면서 5리바운드 이상 걷어낼 수 있는 선수다. 7차전에서 이전 경기들의 아쉬움을 덜어내야 한다.
반면, SK '마네킹즈'가 점점 마네킹에 가까워지고 있다. 마네킹즈 대장 최성원의 화력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다. 허일영과 마네킹즈의 활약은 김선형과 워니의 원활한 공격을 유도할 수 있다. 마네킹즈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손 : 정규리그 6번과 EASL 챔피언스 위크 결승전에 챔피언 결정전 7번까지. 두 팀은 이미 13번의 맞대결을 했고, 14번째 승부를 앞두고 있다. 서로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누가 더 전투적으로 뛰고, 누가 더 많이 뛰느냐의 싸움이다.
진부한 표현이라는 건 안다. 그러나 양 팀 모두 쥐어 짜낼 건 짜냈다. 다만, 더 많은 수를 꺼낼 수 있는 팀은 KGC인삼공사다. 더 유리한 고지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때문이다.
또, 유재학 감독이 2006~2007시즌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 이병석에게 신기성 수비를 맡긴 것처럼, 의외의 수가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기자 또한 어떤 깜짝 전술이 나올지 궁금하다. 물론, 그런 전술이 나오지 않는다면, 경기 자체적으로 즐기면 그만일 것 같다.
박 : 양 팀 모두 가진 것은 다 펼쳤다. 이제는 정신력의 싸움이다. SK가 야심 차게 준비한 ‘변칙 수비’는 지난 경기를 통해 파훼 됐다. 거기에 선수들의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 또 다른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시즌을 치렀다. 김상식 감독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지난 경기에서 승리했기에 김 감독은 큰 변화 없이 상황에 따라 작은 변화를 줄 것이다. 다만 지난 경기에서 선보인 먼로 카드는 경기를 바꿀 수 있는 카드다. 먼로와 스펠맨의 출장 시간 분배가 기대되는 KGC다.
방 : 과감하게 예측해보려 한다. 먼로의 출전 시간을 늘릴 것이다. 김상식 감독은 6차전 4쿼터에 처음 내보낸 변준형-아반도-문성곤-오세근-먼로를 끝까지 활용했다. 이들은 4쿼터를 30-10으로 압도하기도 했다. 스펠맨은 3점슛을 기반으로 한 경기 운영을 선보인다. 3점슛이 들어가면 무섭지만, 들어가지 않으면 팀을 무너트릴 수 있다. 가장 안정적이고, 기세 좋은 먼로를 1옵션으로 활용할 것이다.
SK는 5차전과 6차전 3쿼터까지 주효했던 잦은 수비 변화를 골조로 할 것이다. 더불어 김선형-워니의 출전 시간을 40분 가까이 끌어올릴 거다. 다만, 먼로의 출전 시간에 따라 김선형-최성원-오재현(또는 최원혁)의 3가드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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