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분 뛰고 MOM 두 명’ 되는 집 울산, U-22까지 폭발
[스포탈코리아=대구] 이현민 기자= 확실히 되는 집은 다르다. 1강 울산현대가 리그 2연속 우승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1라운드를 한 바퀴 돈 현재 울산은 11경기에서 9승 1무 1패 승점 28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총 22골을 넣었고, 단 9실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공수 양면이 안정됐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5일 대구FC 원정에서 3-0으로 부임 후 대팍 첫 승을 신고한 뒤 “시즌 시작 전에 예상했던 승점보다 많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이라고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현재 울산의 스쿼드가 말해주듯 누가 들어와도 제몫을 한다. 단적으로 최전방은 득점왕 출신 주민규(5골 1도움)와 지난 시즌 울산에 우승을 선물했던 마틴 아담(1골 2도움)이 경쟁하고 있다. 4월 말까지 주민규가 공격을 책임졌다. 아담은 4월 25일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첫 골을 신고, 5일 황재환의 두 골을 모두 도우며 건재를 과시했다. 둘은 번갈아가며 출전하기도, 대구전에서는 공존을 시험하기도 했다.
2선은 말할 것도 없다. 루빅손(5골 1도움)이 초반에 폭발했다면 최근에는 바코(3골)가 펄펄 날고 있다. 두 경기 연속골이다. 엄원상(2골 2도움), 김민혁(3도움), 이청용(1골 1도움), 황재환(2골), 강윤구(1골 1도움)가 고르게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황재환과 강윤구다. 둘은 울산의 U-22 카드다. 황재환은 울산 유스 현대중 현대고 출신으로 독일 쾰른을 거쳐 지난 시즌 울산으로 왔다. 강윤구는 고교 최대어로 불리며 2021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 모두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황재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질적인 햄스트링 문제로 제대로 동계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강윤구는 지난 시즌 부산아이파크로 임대돼 잘 정착했지만, 오른쪽 무릎 반월판 연골이 찢어져 꽤 오랜 시간 재활에 매진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번 시즌 황재환, 강윤구, 그리고 풀백인 조현택(부천FC 임대 후 복귀)을 번갈아가며 U-22 카드로 기용하고 있다.
사실, U-22 카드는 명과 암이 뚜렷하다. 때문에 일각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정해진 룰이기 때문이 활용해야 한다. 울산은 어린 선수가 최대한 상처받지 않도록, 그리고 잘 활용하기 위해 애쓴다. 선수들 역시 ‘얼마의 출전 시간이 주어지든 투혼을 불사르겠다’는 일념으로 준비하며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강윤구가 먼저 활시위를 당겼다. 4월 2일 제주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선발로 나섰다. 전반 28분 상대 골키퍼가 볼 처리 실수를 했고, 곧바로 낚아채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 데뷔골이었다. 프로 데뷔골은 2022시즌 부산 시절에 이미 넣었다. 제주전에서 45분을 뛰고 교체됐는데, 경기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이후 2선에 중용됐다. 4월 25일 인천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절묘한 왼발 크로스로 아담의 골을 도왔다.
자극 받은 황재환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황재환은 4월 22일 포항스틸러스와 동해안더비에서 선발로 출전했지만, 전반 17분 만에 엄원상과 교체됐다. 개인적으로 부진했고, 경기 분위기도 심상치않았다.
지난 5일 대구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깜짝 카드로 꺼냈다. 황재환은 초반부터 가벼웠다. 전반 11분 아담이 왼발 논스톱 침투 패스를 찌르자, 상대 수비 라인을 깨고 문전으로 들어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40분에는 아담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에 이은 감아차기로 쐐기를 박았다. 프로 10경기 만에 나온 데뷔골. 그것도 멀티골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황재환 역시 45분을 소화했고, 대구전 MOM에 뽑혔다.
홍명보 감독은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임하는 태도가 좋았다. 나와 코칭스태프 모두 의견이 일치했다”며 황재환 선택 이유를 밝혔다.
황재환은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냈다. U-22 선수가 등장한 자체로 신선했다. 그는 데뷔골을 기뻐하면서, 후반까지 뛰고 싶지 않았느냐고 묻자 “감독님이 ‘고생했다, 쉬어라’고 말씀하셨다. 이 정도 뛴 걸 감사히 생각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강윤구와 경쟁 체제에 관해 “나는 (강)윤구와 조금 다른 스타일이다. 감독님이 경기 때마다 원하는 선수가 들어갈 수 있다. 열심히 하자는 생각 뿐”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황재환, 강윤구와 더불어 조현택은 왼쪽 풀백으로 자주 교체 출전하고 있다. 이미 10경기를 뛰었다. 울산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왼쪽 조현택, 오른쪽 설영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 홍명보 감독과 울산을 더욱 미소 짓게 만들고 있다.
사진=울산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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