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걸, 무릎 멍 참고 완성한 별자리 춤…'클로저'[김현식의 서랍 속 CD]

김현식 2023. 5. 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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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걸 2번째 EP '클로저'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

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오마이걸(OH MY GIRL)이 2015년 10월 8일 발매한 2번째 미니앨범 ‘클로저’(CLOSER)입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앨범 활동을 마친 오마이걸과 멤버들과 인터뷰를 진행할 때 받은 CD로 기억합니다.

맑고 순수한 감성과 신비로움의 조화가 돋보이는 오마이걸의 데뷔 초기 음악 정체성의 뿌리가 된 곡이라고 할 수 있는 ‘클로저’가 담긴 앨범입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인 ‘클로저’는 아득한 저 편에 있는 누군가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감성적인 노랫말과 동화 속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인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인데요. 러닝타임 3분 27초 동안 마치 판타지 세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터뷰 당시 멤버들은 같은 해 4월 발매한 데뷔곡 ‘큐피드’(CUPID)와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 소화해내기 쉽지 않았던 곡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영화 ‘아바타’와 ‘말레피센트’를 찾아보며 ‘클로저’ 녹음을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클로저’는 퍼포먼스를 빼놓고 이야기하면 서운한 곡이기도 합니다. 12개의 별자리 형상을 본떠 대형을 짠 퍼포먼스의 디테일이 남달랐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퍼포먼스는 ‘별똥별아 안녕 내 소원 들어주렴’, ‘하늘을 스치는 별에 내 맘을 담아 보낼게’ 등 노래 가사와도 맞물려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합니다.

멤버들은 “별자리 안무를 완벽히 숙달하기까지 3개월 정도가 걸렸다”고 밝혔습니다. 대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신발 앞코 라인까지 맞추며 연습했다는 멤버들이 책상 위에 손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열정적으로 안무 대형을 설명하던 모습이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멤버들은 무릎이 바닥에 쓸리고 멍이 들어 다함께 무릎 보호대를 구매했던 사연 등을 이야기하며 웃어 보이기도 했죠.

앨범에는 ‘클로저’를 포함해 ‘세이 노 모어’(SAY NO MORE), ‘플레이 그라운드’(PLAYGROUND), ‘슈가 베이비’(SUGAR BABY), ‘라운드 어바웃’(ROUND ABOUT) 등 다채로운 색채를 지닌 총 5곡을 실었습니다.

수록곡 중에선 세련미 넘치면서도 경쾌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곡인 2번 트랙 ‘세이 노 모어’가 주는 임팩트와 몰입감이 상당합니다. 각 멤버의 보컬 색깔 및 스타일을 즐기기에도 좋은 곡이라 추천곡으로 꼽고 싶습니다.

이어지는 3번 트랙 ‘플레이 그라운드’는 다채로운 구성과 풍성한 사운드, ‘즐거운 이별’을 꿈꾸는 4차원 소녀의 이별 판타지를 다룬 노랫말이 재미 포인트인 곡입니다.

4번 트랙 ‘슈가 베이비’는 수록곡 중 가장 풋풋한 감성을 품고 있는 밝은 색채의 곡인데요. 침대 위 곰 인형을 남자친구에 비유한 가사가 살짝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데뷔 초기 걸그룹 앨범에 이런 곡이 한 곡쯤 들어가 있어야 제맛이겠죠.

앨범의 마지막은 장식하는 ‘라운드 어바웃’은 흥 넘치면서도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사운드가 특징인 곡입니다. 소녀의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라서인지 다소 정신없게 느껴지는 곡이기도 하네요. 호불호가 갈릴만한 트랙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마이걸(사진=WM엔터테인먼트)
‘클로저’를 낼 당시 8인조였던 오마이걸은 진이와 지호가 빠진 6인 체제(효정, 미미, 유아, 승희, 유빈, 아린)로 팀을 유지 중입니다.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차근차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밝혔던 이들은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SSFWL) 등으로 음악성과 색채를 알린 뒤 ‘던 던 댄스’(Dun Dun Dance), ‘돌핀’(Dolphin), ‘살짝 설렜어’ 등 여러 히트곡으로 만들어내며 입지를 확실히 다지며 ‘롱런’ 걸그룹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지난달 22일에는 데뷔 8주년 기념 스페셜 싱글 ‘미라클’(Miracle)을 발표해 팬들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다. 지난해 3월 정규 2집 ‘리얼 러브’(Real Love)를 내놓은 뒤로는 개별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데요. 빠른 시일 내 컴백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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