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발사 누리호 "3단 조립 남았다"...막바지 작업 착착
지난 3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1~2단이 연결된 채 누워 있었다. 3단 발사체인 누리호는 1~2단만 연결해도 길이가 35.2m에 이른다. 커다란 몸체가 뿜는 위압감이 굉장했다.
누리호는 이달 24일 오후 6시 24분(±30분) 3차 발사에 나선다. 누리호는 1.9t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독자개발 우주 발사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3차 발사 준비현장을 공개했다. 발사 전까지 위성 탑재와 3단 조립 등 막바지 작업만 남아있다.
조립동에 누워 있는 2단과 3단의 연결부는 검은 천으로 싸여 있었다. 기술 보안을 위해서 가려 놓은 것이다. 조립이 시작되면 검은 천을 치우고 2~3단을 연결한다. 원유진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 책임연구원은 “1~2단 조립과 마찬가지로 3단 조립도 조립동에서 진행된다”며 “14~21일 사이 일정이 될 것”이라 말했다.
종합조립동 바로 옆엔 위성보관동이 있다. 3단 엔진과 누리호에 실릴 위성 8기가 보관된 곳이다. 3차 발사는 시험비행 성격의 지난 1, 2차 발사와 달리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체가 제작한 실용급 위성을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우주 발사체로서 사실상 실전 발사다.
이날 3차 발사 때 탑재되는 위성이 모두 위성보관동에 입고됐다. 입고된 위성들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3단 탑재 전 최종 기능 점검을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옆엔 누리호 3단과 위성보호 덮개인 ‘페어링’, 위성과 3단을 연결하는 알루미늄판인 ‘클램프 밴드’ 등도 준비돼 있었다.
장영순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 책임연구원은 “위성보관동에서 3단에 위성들을 탑재하고 페어링을 씌운 다음 조립동으로 이송한다”며 “현재 최종작업을 진행 중”이라 말했다. 2차 발사 때 큐브위성 사출 위성과 위성모사체를 아래 위로 겹쳐 쌓았던 것과 달리 이번 3차 발사 땐 주 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가운데 장착하고, 그 양 옆으로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7기가 탑재된다. 큐브위성 7기는 사출기계에 담겨 탑재된다. 우주로 올라가면 사출기계 안 스프링이 큐브위성을 기계 밖으로 밀어낸다.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선 조립동과 위성보관동 등 곳곳에서 기업 관계자들이 보였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 누리호 개발 참여 업체 관계자 100여 명이 함께 3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발사대에서도 기업 관계자들이 화염유도로 정비에 한창이었다. 화염유도로는 누리호가 내뿜는 약 3000도의 화염이 안전하게 빠져나가게 하는 통로다. 부드럽게 움푹해지는 곡선유도로를 따라 화염이 90도 이상 꺾이면서 발사대 하단의 옆구리로 빠져나간다. 화염유도로엔 ‘코끼리 코’를 닮은 물 분사 노즐도 삽입된다. 물을 뿜어내 온도를 낮춘다. 발사 때 뭉게구름 모양의 수증기가 보이는 이유다.
강선일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 책임연구원은 “발사를 앞두고 마지막 발사대 정비를 진행 중”이라며 “이날은 화염의 온도나 속도,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들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기상청 장기전망에 따르면 3차 발사가 예정된 22~28일엔 전남 지역 주강수량이 평년(7.6~27.3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40%다. 3차 발사 예비기간은 25~31일까지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 단장은 “기상이 가장 변수다”며 “중점적으로 살피는 부분은 지상풍과 고층풍이며 풍선을 띄워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그동안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며 많은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하였지만 아직 누리호 비행은 3번째에 불과하다”며 “3차 발사가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정책연구관은 “3차 발사는 실용급 위성 발사, 체계종합기업의 참여라는 새로운 과제에 도전하는 과정“이라며 “정부는 국내 독자 우주수송 수단인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고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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