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누리호 첫 탑승객 위성 8기 입고 완료…3차 발사 준비 막바지 돌입

나로우주센터(고흥)=최정석 기자 2023. 5.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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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24일 3차 발사 앞두고 막바지 작업 분주
8일부터 위성 조립 작업 돌입
마지막 변수는 날씨… 비오거나 바람 심하면 연기될 수도
나로우주센터 발사체 총조립동에 누리호 1, 2단이 결합된 채로 보관되어 있다. /항우연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를 앞두고 마지막 채비를 갖추고 있다. 누리호에 실려서 우주로 갈 위성 탑재체 8기가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입고되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막바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단과 만난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위성이 입고되면서 8일부터는 조립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21일에 조립이 완료되면 22일에 특수 차량에 누리호 완성체를 싣고 발사대로 이송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위성 8기 입고 완료… 누리호 실전 발사 카운트다운

누리호 3차 발사는 이달 24일 오후 6시 24분으로 예정돼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30분 앞당겨지거나 늦어질 수 있지만,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예정된 발사 시간을 최대한 지킬 계획이다. 이달 24일에 발사가 어려우면 다음 날인 25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발사 예비기간 중에 재차 발사를 시도하게 된다.

고 본부장은 “기상이 가장 변수가 많은 조건”이라며 “지상풍과 고층풍을 비롯해 다양한 우주 환경을 측정해 발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건 발사에 큰 지장은 아니다. 다만 비와 함께 번개가 칠 수 있는 만큼 지상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비가 오는 날엔 되도록 발사를 피하는 게 항우연의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바람이다. 고 본부장은 “풍속이 얼마나 격하게 바뀌느냐에 따라 비행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가 작년 2차 발사와 다른 점은 실제 위성 탑재체가 실린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발사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실제 위성이 아닌 위성모사체를 싣고 발사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제 임무를 가진 위성 탑재체 8기를 싣고 발사된다. 최근 위성 8기가 모두 나로우주센터에 입고되면서 본격적인 발사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들이 나로우주센터 위성보관동에 입고된 도요샛 위성에 대한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항우연

가장 중요한 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소형위성 2호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지구 상공 550㎞ 궤도를 돌며 지구관측과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장태성 KAIST 사업단장은 “영상레이더 기술을 개발해 지상 관측을 진행할 것”이라며 “근지구 궤도에서 중성자와 하전입자에 대한 우주방사선을 측정해 지도를 만드는 것도 임무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북극 해빙변화를 탐지하거나 산림보호지역에 대한 생태 변화를 탐지하는 임무도 맡는다. 국산 기술로 개발한 열제어장치, 전력증폭기, 태양전지배열기도 탑재하고 있어 핵심 기술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하는 임무도 수행한다.

한국천문연구원이 만든 도요샛 4기와 국내 스타트업이 만든 큐브위성 3기도 함께 탑재된다. 도요샛은 근지구 우주 날씨의 변화를 관측하는 임무를 맡는다. 스타트업이 만든 큐브위성은 국내 우주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 향상을 위해 실었다. 큐브위성 개발사인 카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런 기회를 통해 큐브위성을 만들고 실제로 띄울 수 있다는 건 스타트업에겐 출발선에 서는 것 같은 놀라운 기회”라며 “성공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5월 23일 아침에 발사대로 간다

누리호는 위성 탑재체 조립이 마무리되면 발사 하루 전인 23일 아침에 특수 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발사대로 이송된다. 이어 이렉터를 사용해 누리호를 기립하고, 마지막 점검을 받는다.

발사 당일인 24일에는 추진제와 헬륨 충전을 위한 점검을 진행하고, 문제가 없으면 밸브와 엔진 제어용 헬륨 충전과 보충이 시작된다. 이어 1단 액체 산소와 케로신(등유) 충전을 위한 준비가 끝나면 발사 4시간 전부터 액체산소 공급라인과 탱크 냉각을 시작한다. 케로신과 액체산소 충전이 마무리되면 발사체 기립 장치가 철수하고, 최종 발사 여부를 결정한다.

강선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 책임연구원이 누리호가 발사될 제2발사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항우연

발사가 결정되고 발사 10분 전부터는 사람의 손을 떠난다.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돼 이 때부터는 발사체 이륙 직전까지 발사관제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발사 준비 작업이 진행된다.

성공적으로 발사가 이뤄지면 누리호는 발사 125초 후에 고도 64.5㎞에서 1단이 분리된다. 이어 발사 234초 후에 고도 204㎞에서 페어링이 분리되고, 272초 후에 고도 258㎞에서 2단이 분리된다. 차세대소형위성 2호는 발사 783초 후에 고도 550㎞에서 분리된다. 고 본부장은 “누리호 3차 발사의 목표는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라며 “프로젝트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 기준도 위성의 궤도 투입”이라고 말했다.

주탑재위성이 분리되면 이후 20초 간격으로 큐브위성 7기가 차례로 분리된다. 이때는 고도 550㎞를 유지한다. 발사 923초 후에 도요샛 4호가 마지막으로 분리되고 누리호가 최종적으로 비행을 종료하는 시점은 발사 1138초 후다. 18분 58초의 짧은 비행을 끝으로 성공과 실패 여부가 결정된다.

누리호 3차 발사 비행 시퀀스. /항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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