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때도 없이 삑!…'공해 수준' 재난문자 줄어든다

변해정 기자 2023. 5.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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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행안부, 재난문자 송출기준 마련…이달부터 순차 실시
극한 호우땐 기상청이 직접 발송, 지진 시군구 단위로
출퇴근 도로 통제때만 송출…실종 수신 전용채널 구축

[세종=뉴시스] 긴급하지 않은 재난문자의 남발 및 오발송 사례. (자료=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앞으로 빙판길 안내나 실종자 찾기와 같은 긴급하지 않은 재난문자가 사라진다.

폭우 발생 땐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하고, 지진 발생 송출 단위는 현행 광역시·도에서 시·군·구 단위로 바꿔 긴급대피가 필요 없는 원거리 주민에게는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기상청·경찰청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이같은 '재난문자 송출 기준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이달부터 순차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이 방안은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마련한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유사·중복되는 재난문자 발송을 줄이고 긴급하게 필요한 정보만 신속하게 송출하기 위해 마련했다.

재난문자는 재난의 경중에 따라 위급 재난문자, 긴급 재난문자, 안전 안내문자 등 3가지로 나뉜다.

위급 재난문자는 전시 사항이나 공습경보, 규모 6.0 이상 지진 등 국가적인 위기 상황일 때 송출하게 된다. 긴급 재난문자는 자연·사회재난 발생 시 주변에 위험 사항을 알리기 위해, 안전 안내문자는 안전 주의를 요할 때 각각 발송한다.

지난 2005년 5월15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2019년까지 연평균 414건이 송출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0년부터 감염병 안내문자 송출이 폭증하면서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5만4402건(131.4배)으로 늘어나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

특히 올 1월9일 강화도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한 당시 한밤 중 수도권 전역까지 재난문자가 발송돼 많은 국민들이 경보음에 놀라 잠에 깨는 소동이 빚어졌다. 단순 빙판길 안전 주의사항이나 실종자 찾기와 같이 긴급하지 않은 '민폐'성 안내문자도 빈번히 발송되곤 했다.

반대로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재난 발생 시 재난문자가 제때 발송되지 못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해왔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재난문자방송 기준 및 운영규정'을 개정해 극한 호우 시 가장 먼저 관측이 가능한 기상청에서 읍·면·동 단위로 위험 지역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직접 발송하도록 했다.

극한 호우는 시간당 50㎜, 호우경보 발효 기준인 3시간당 90㎜가 동시 관측될 때를 말하며 발송 횟수는 1회에 한한다.

행안부는 다음달 15일부터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뒤 그 결과를 보완해 내년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지진 재난문자 송출 대상 지역 단위는 현행 광역 시·도에서 시·군·구로 변경하기로 했다. 약한 진동을 느끼거나 지진의 영향이 없는 원거리 시군구 주민에게까지 재난문자가 가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이에 더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청의 지진 재난문자 오발송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자체의 지진 정보 송출 권한과 역할을 명확히 했다. 종로구청은 지진 재난훈련 과정에서 지진 발생 재난문자를 잘못 발송했는데, 지진 발생 재난문자 송출 권한은 기상청에 있으며 지자체는 지진 발생 시 대피 및 행동요령만 안내할 수 있게 돼 있다.

오는 10일부터는 기상 특보가 발효돼 도로 통제가 실시될 때에만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지난 2021년 4월부터 그간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면 빙판길 유의사항을 담은 단순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해와 남발과 함께 운전자 사고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아울러 실종자를 찾는 정보는 안전 안내문자와 별도로 전용채널인 '앰버(Amber)'를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앰버는 아동 실종·납치 사건 발생 시 해당 아동의 신상과 용의자를 다수의 통신채널을 통해 알리는 미국의 '앰버 경고(Amber alert)'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실종 정보 문자 수신을 원할 때에만 수신 설정을 할 수 있다. 오는 2025년까지 구축해 실용화하는 게 목표다.

현재는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경찰청에서 실종 사건 발생 시 시군구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발송하며, 문자 수신을 원하지 않을 경우 이용자가 직접 수신 차단 설정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지난 한 해 발송된 실종 정보 재난문자는 2332건에 달한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과다한 재난문자가 오히려 경각심을 떨어트린다는 지적에 따라 필요성과 상황에 맞게 송출 기준을 개선해 국민 지킴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재난문자 송출 기준. (자료= 행정안전부 제공)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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