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SSG닷컴, '빅스마일데이'서 빠진 까닭
분리 추진, 상호 시너지 창출에 도움
지마켓이 대표 할인 행사 빅스마일데이 행사를 단독으로 개최한다. 지마켓은 지난 2021년 신세계에 인수된 이후 그동안 SSG닷컴과 공동으로 행사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 할인행사를 분리해 추진하는 것이 양 플랫폼에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양사는 앞으로 각각 프리미엄 종합 플랫폼과 오픈마켓이라는 고유의 강점을 강화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개별 개최로 전환
7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오는 8일부터 진행되는 지마켓의 빅스마일데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빅스마일데이는 지마켓(G마켓, 옥션)이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진행하는 온라인 최대 규모 쇼핑 행사다. SSG닷컴은 오는 11월 진행하는 빅스마일데이에도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SSG닷컴, W컨셉 등 신세계 계열 온라인 채널이 모두 참가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빅스마일데이를 지마켓과 SSG닷컴의 첫 공동 개최로 진행했다. 통합 마케팅 등으로 행사 비용을 효율화하고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지난해 5월 행사를 앞두고 유료 멤버십을 '스마일클럽'으로 통합하기도 했다. 통합 첫 주 G마켓·옥션에서 스마일클럽을 이용해온 기존 회원 25만여 명이 SSG닷컴으로 유입되는 등 단기적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도 양사는 '쓱데이X빅스마일데이'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다만 10월 말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로 명칭이 변경됐다 SSG닷컴은 이후 'SSG 렌더스'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한 '쓱세일'로 대체됐고, 지마켓은 빅스마일데이에서 '12일간의 G마켓·옥션 세일'로 바뀌었다.
왜 빠졌을까?
양사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올해부터다. 가장 큰 배경은 양사 플랫폼의 방향성이 바뀌면서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 SSG닷컴과 지마켓의 사업 전략을 재정비했다. SSG닷컴은 프리미엄 종합 플랫폼 역할에 집중하고, G마켓은 오픈마켓 상품 구색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한다는 게 골자였다. 당시 SSG닷컴이 오픈마켓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상호 겹치는 영역이 최소화됐다.
오픈마켓이 강점인 지마켓은 빅스마일데이 행사 한 달 전부터 셀러들을 모집한다. 종합몰을 추진 중인 SSG닷컴과 할인 행사가 겹치면 상호 경쟁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를 방지하기 교통정리였던 셈이다. 특히 SSG닷컴은 올해 1월부터 쓱세일을 월간 정기 행사로 확대해 개최하고 있다. 연간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와의 연계성마저도 줄어든 셈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회사별로 보유한 플랫폼 고유 강점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재배치하고 핵심역량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던 차원"이라며 "SSG닷컴이 대규모 프로모션인 '월간 쓱세일'을 새롭게 시작함에 따라 신규 행사 정착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신세계는 당분간 SSG닷컴, 지마켓 이원화 체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물리적 통합보다는 각자 사업강점을 극대화해 성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SSG닷컴은 직매입 구조를 바탕으로 한 신선식품과 신세계 계열 백화점을 통한 수입명품 중심의 프리미엄 플랫폼으로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G마켓은 중계수수료 기반의 최저가 오픈마켓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다지고 있다.
동시에 양사의 강점을 공유하는 통합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지마켓이 신세계 편입 후 도입한 스마일프레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는 공산품 위주인 G마켓에서 이마트의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구매해 빠른 배송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G마켓에 따르면 스마일프레시 도입 후(2022년8월~2023년2월) 식품 카테고리 월평균 거래액과 주문량이 이전보다 각각 16%, 12%씩 증가했다.
아울러 신세계는 오는 5월 기존 ‘스마일클럽’을 이마트, 신세계,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총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멤버십으로 확대된다. 앞으로 온·오프라인 플랫폼간 상품 연동, 물류 효율 개선 등도 강화될 전망이다. 신세계와 지마켓의 본격적인 시너지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SSG닷컴과 G마켓의 사업 영역은 명확히 구분된다"면서 "궁극적인 통합까지 가기 위해선 조직 변화와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위한 투자 등이 필연적인 탓에 당분간 불가피하게 이원화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세계가 빅스마일데이, 쓱세일 등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인 셈"이라고 풀이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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