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올랐다는데…" 우려에도 '완판 행진' 벌어졌다
부동산 분양 시장 '반등' 기미
서울 ·경기 미분양 아파트 속속 '완판'
지방도 일부 아파트들 완판 대열 합류
"미국에서 금리 올랐으니, 당연히 우리도 올리지 않겠어요?", "우리도 인상되면, 중도금 이자도 오를텐데 걱정이네요", "이제 오를만큼 오르지 않았을까요?"…(부동산 A카페의 금리인상 소식에 달린 댓글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 3일 기준금리를 연 5.00∼5.25%로 0.25%p(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한미 간 기준금리 차는 1.50∼1.75%포인트로 벌어져 역대 최대차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달과 같이 기준금리를 동결(3.50%)을 유지할지, 인상을 단행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에서는 대출 금리를 억지로 틀어먹고 있다보니 은행권 안팎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와중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조정 속도에 대한 관리·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리산정 과정과 관련 데이터들을 자주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초기분양률 98% 달해…"무순위 청약까지 순서 안와"
금융권의 분위기와는 달리 부동산 시장은 반등기색이 뚜렷한 상태다. 시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분양 시장은 살아나고 있다. 서울은 이미 '조기 완판'이 바람을 탔고, 이는 수도권으로 번지고 있다. 지방에서도 개발호재나 낮은 분양가가 나온 아파트를 중심으로 판매 속도가 오르고 있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서울지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98.0%였다. 지난해 4분기 20.8%로 역대 최저치에서 한 분기 만에 90%대를 회복했다. 되레 작년 3분기 분양률(92.7%)을 역전했다.
초기분양률은 신규 분양아파트의 초기 분양기간(3개월 초과~6개월 이하)에 실제 계약이 체결된 가구 수의 비율을 말한다. 서울의 1분기 초기분양률(98.0%)은 분양한 100가구 중에 98가구 가량이 다 팔렸다는 얘기다. 올해 초 정부의 1·3부동산 규제 완화대책과 무순위 청약이 잇따라 마감된 영향이 컸다.
이러한 영향은 수도권 아파트로 번졌다. 수도권 초기분양률도 77.3%로 지난해 4분기(75.1%) 보다 상승했다. 인천 초기 분양률이 82.2%에서 58.3%로 떨어졌지만 경기 초기분양률이 73.3%에서 77.1%로 올랐다. 때문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초기분양률이 올랐다.
실제 GS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휘경3구역을 재개발 하는 '휘경자이 디센시아'가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모두 주인을 찾았다. 영등포구 양평12구역을 재개발 하는 '영등포자이 디그니티'에 이어 예비당첨자 추첨에서 다 팔리면서 무순위 청약까지 순서는 오지 않게 됐다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들어서는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아파트 전 가구의 계약이 지난 2월 마무리됐다. SK에코플랜트가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으로 짓는 1055가구 대단지로 501가구를 일반에 공급했다. 작년 12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경쟁률이 6.2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포기가 이어졌고 44가구가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가 완판됐다.
금리 걱정되지만…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
지난해 12월 호반건설이 경기 광명시 광명 10R구역에 공급한 '호반써밋 그랜드에비뉴'는 최근 분양이 완료됐다. 총 1051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이 단지는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전용면적 39~84㎡ 493가구가 일반 분양됐다. 5개월여만에 계약이 완료된 셈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아파트였는데, 미분양이 나던 와중에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단축되면서 수요자들을 끌어모았다.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동탄 어울림 파밀리에·숨마 데시앙’도 지난 3월 다 팔렸다. 2개 단지, 1256가구의 대부분이 전용면적 85㎡초과의 중대형 단지로 판매에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빠르게 주인을 찾아갔다.
지방에서도 남은 분양물량들이 속속 팔려나가면서 완판되는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대전 유성구 학하동에 들어서는 1754가구 규모 '포레나 대전학하'가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지난 3월에 광주시 서구 마륵공원에서 분양에 들어간 '위파크 마륵공원'도 매진됐고, 충남개발공사와 DL이앤씨 컨소시엄이 공급했던 'e편한세상 탕정 퍼스트드림'의 일반분양 물량(893가구)의 모든 계약을 완료했다.
지방에서 미분양을 팔고 있는 B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분위기가 확실히 나아졌다"면서도 "각종 옵션 보다는 '중도금 무이자'와 같은 금융혜택 문의가 많다. 아직 분양권 양도세율 완화가 확정되지 않다보니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 실수요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바닥에 깔려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실거주 의무폐지와 분양권 양도세율 완화 등의 조치가 실행되면 미분양이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르면서 기존 미분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도 나온다.
한편 분양전망지수는 큰 폭으로 올랐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3월 대비 4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는 전국(85.2)과 수도권(86.3), 지방광역시(83.1) 모두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지난 1월만 하더라도 58.7이었지만, 규제 완화책 발표 이후 △2월 71.1 △3월 73.6 △4월 85.2 등으로 올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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